[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서민교 기자] 1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 8회초. 이틀 만에 다시 3루 관중석이 술렁였다. 불펜에서 몸을 풀기 위해 등장한 ‘미스터 제로’ 임창용(38‧삼성) 때문. 임창용은 가볍게 ‘뱀직구’를 뿌리며 손끝의 감을 살렸다.
임창용은 지난 11일 1군 합류 이후 세이브 기회를 잡지 못하고 벤치만 달궜다. 이틀 뒤 임창용은 직적 류중일 삼성 감독에게 “경기 상황에 상관없이 이기든 지든 무조건 나가겠다”고 직접 등판을 요청했다. 3일 연속 임창용을 보기 위해 대구구장을 찾은 팬들을 위한 고마움의 표시였고, 복귀전을 빨리 치르고 싶은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삼성과 SK의 승부는 극적으로 진행됐다. 삼성은 1회말 5점을 뽑으며 손쉬운 승리가 예상됐다. 그러나 SK의 추격전은 무서웠다. 4-8인 8회초 삼성은 필승 계투 안지만을 투입했으나 최정의 동점 만루 홈런이 터지면서 8-8로 승부가 원점이 됐다.
몸을 풀던 임창용도 잠시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잠시 후 임창용이 모습을 드러냈다. 임창용은 불펜에서 다시 투구를 하며 몸을 풀었다. 안지만은 허탈한 표정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대선배 임창용의 차례였다.
8-8인 8회초 1사 만루 가장 극적인 순간. 임창용이 7년 만에 역사적인 마운드에 섰다. 류중일 삼성 감독의 승부수였다.
SK 벤치도 이에 뒤지지 않았다. 이만수 SK 감독은 8번 정상호를 외국인 타자 루크 스캇으로 교체하는 승부수로 맞불을 놨다. 스캇은 왼쪽 엉덩이 통증이 있었지만, 이날 경기 전 이 감독은 “승부처에 나갈 수도 있다”고 예고했다. 그리고 가장 극적인 순간 스캇 카드를 꺼냈다.
돌아온 임창용을 상대로 올해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꼽히는 스캇의 맞대결이 완성된 드라마틱한 순간이었다.
임창용은 “초구는 아마 직구가 될 것”이라던 자신의 예고대로 한 복판에 투심 페스트볼을 꽂았다. 뱀처럼 휘어들어간 140㎞ 초반대 공에 야심차게 휘두른 스캇의 방망이도 헛돌았다. 대구구장에는 탄성이 쏟아졌다.
임창용의 2구는 낮게 꽉 찬 볼. 스트라이크를 줘도 될 만큼 좋은 공이었다. 임창용은 1B1S 상황서 144㎞의 직구를 던졌다. 스캇은 역시 강했다. 임창용의 직구를 그대로 받아쳐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9-8 역전 타점을 뽑아냈다. 실점을 최소화한 임창용과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은 스캇의 양보 없는 한 판 승부였다.
임창용은 후속 타자인 김성현을 상대로 마음껏 뱀직구를 뿌렸다. 2B2S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임창용이 던진 6구째 바깥쪽 꽉 찬 직구에 김성현은 그대로 스탠딩 삼진을 당했다. 김성현은 몸을 잠시 움찔할 뿐이었다. 임창용은 엄청난 환호를 받으며 역전 타점을 허용했으나 실점을 최소화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어진 8회말. 삼성 타선은 임창용의 복귀 첫 등판에 힘을 실었다. SK의 바뀐 투수 진해수를 상대로 최형우가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다시 바뀐 투수 박정배를 상대로 박석민이 적시 2루타를 때려 다시 9-9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이승엽의 2루 땅볼 때 박석민이 3루로 진루했고, 박한이 투수 땅볼 때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10-9로 극적인 역전에 성공했다.
구원승을 앞두고 마지막 아웃카운트 1개를 남긴 임창용은 이날 동점 그랜드슬램의 주인공 최정과 맞대결을 벌였다. 임창용의 직구 구속은 점점 빨라졌다. 직구 구속은 149㎞까지 치솟았다. 임창용은 1B2S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127㎞ 변화구로 최정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극적인 재역전승의 마지막 마운드에는 임창용이 우뚝 서 있었다. 임창용은 이날 1⅔이닝 동안 5타자를 상대로 24개의 공을 던지며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 팀의 극적인 10-9 승리를 이끌었다.
임창용은 지난 2007년 10월5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2382일 만에 등판한 경기에서 2007년 9월9일 잠실 LG 트윈스전 이후 2408일 만에 구원승을 따내는 역사를 써냈다.
임창용은 돌아왔고 뱀직구는 살아있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임창용은 역시 임창용이었다"라고 짧고 강한 소감을 남겼다.
[min@maekyung.com]
임창용은 지난 11일 1군 합류 이후 세이브 기회를 잡지 못하고 벤치만 달궜다. 이틀 뒤 임창용은 직적 류중일 삼성 감독에게 “경기 상황에 상관없이 이기든 지든 무조건 나가겠다”고 직접 등판을 요청했다. 3일 연속 임창용을 보기 위해 대구구장을 찾은 팬들을 위한 고마움의 표시였고, 복귀전을 빨리 치르고 싶은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삼성과 SK의 승부는 극적으로 진행됐다. 삼성은 1회말 5점을 뽑으며 손쉬운 승리가 예상됐다. 그러나 SK의 추격전은 무서웠다. 4-8인 8회초 삼성은 필승 계투 안지만을 투입했으나 최정의 동점 만루 홈런이 터지면서 8-8로 승부가 원점이 됐다.
몸을 풀던 임창용도 잠시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잠시 후 임창용이 모습을 드러냈다. 임창용은 불펜에서 다시 투구를 하며 몸을 풀었다. 안지만은 허탈한 표정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대선배 임창용의 차례였다.
8-8인 8회초 1사 만루 가장 극적인 순간. 임창용이 7년 만에 역사적인 마운드에 섰다. 류중일 삼성 감독의 승부수였다.
SK 벤치도 이에 뒤지지 않았다. 이만수 SK 감독은 8번 정상호를 외국인 타자 루크 스캇으로 교체하는 승부수로 맞불을 놨다. 스캇은 왼쪽 엉덩이 통증이 있었지만, 이날 경기 전 이 감독은 “승부처에 나갈 수도 있다”고 예고했다. 그리고 가장 극적인 순간 스캇 카드를 꺼냈다.
돌아온 임창용을 상대로 올해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꼽히는 스캇의 맞대결이 완성된 드라마틱한 순간이었다.
임창용은 “초구는 아마 직구가 될 것”이라던 자신의 예고대로 한 복판에 투심 페스트볼을 꽂았다. 뱀처럼 휘어들어간 140㎞ 초반대 공에 야심차게 휘두른 스캇의 방망이도 헛돌았다. 대구구장에는 탄성이 쏟아졌다.
임창용의 2구는 낮게 꽉 찬 볼. 스트라이크를 줘도 될 만큼 좋은 공이었다. 임창용은 1B1S 상황서 144㎞의 직구를 던졌다. 스캇은 역시 강했다. 임창용의 직구를 그대로 받아쳐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9-8 역전 타점을 뽑아냈다. 실점을 최소화한 임창용과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은 스캇의 양보 없는 한 판 승부였다.
임창용은 후속 타자인 김성현을 상대로 마음껏 뱀직구를 뿌렸다. 2B2S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임창용이 던진 6구째 바깥쪽 꽉 찬 직구에 김성현은 그대로 스탠딩 삼진을 당했다. 김성현은 몸을 잠시 움찔할 뿐이었다. 임창용은 엄청난 환호를 받으며 역전 타점을 허용했으나 실점을 최소화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어진 8회말. 삼성 타선은 임창용의 복귀 첫 등판에 힘을 실었다. SK의 바뀐 투수 진해수를 상대로 최형우가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다시 바뀐 투수 박정배를 상대로 박석민이 적시 2루타를 때려 다시 9-9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이승엽의 2루 땅볼 때 박석민이 3루로 진루했고, 박한이 투수 땅볼 때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10-9로 극적인 역전에 성공했다.
7년 만에 돌아온 임창용은 역시 임창용이었다. 사진(대구)=옥영화 기자
마지막 9회초. 임창용은 다시 마운드에 섰다. 임창용은 선두타자 이명기를 3구째 3루수 땅볼로 처리한 뒤 박정권과 8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2루수 땅볼로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냈다.구원승을 앞두고 마지막 아웃카운트 1개를 남긴 임창용은 이날 동점 그랜드슬램의 주인공 최정과 맞대결을 벌였다. 임창용의 직구 구속은 점점 빨라졌다. 직구 구속은 149㎞까지 치솟았다. 임창용은 1B2S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127㎞ 변화구로 최정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극적인 재역전승의 마지막 마운드에는 임창용이 우뚝 서 있었다. 임창용은 이날 1⅔이닝 동안 5타자를 상대로 24개의 공을 던지며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 팀의 극적인 10-9 승리를 이끌었다.
임창용은 지난 2007년 10월5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2382일 만에 등판한 경기에서 2007년 9월9일 잠실 LG 트윈스전 이후 2408일 만에 구원승을 따내는 역사를 써냈다.
임창용은 돌아왔고 뱀직구는 살아있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임창용은 역시 임창용이었다"라고 짧고 강한 소감을 남겼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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