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전] 연속된 고육책, 전방에 무게감이 없다

[매경닷컴 MK스포츠(전주) 임성일 기자] 1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에 원톱으로 출격한 조동건은 대부분의 시간을 홀로 섬처럼 떠돌았다. 좌우 날개 손흥민-이청용, 중앙 공격형MF로 나선 김보경 등 2선 공격수들과의 연계플레이는 도통 보이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은 “빈 공간을 섀도 스트라이커나 측면 미드필더가 파고들어 득점하는 것을 선호한다. 따라서 로케이션 할 수 있는 공격수들을 선호한다”는 이야기를 전한 바 있다. 이는 곧 2선 공격수들과 원톱이 유기적인 호흡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한다는 뜻이다. 고전적인 타깃형 스트라이커보다는 다양하게 움직일 수 있는 전천후 공격수를 선호한다는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전방에 무게감 있는 공격수 찾기는 또 실패로 돌아갔다. 구자철을 전방으로 끌어올리는 변형된 고육책을 다시 가동한 홍명보 감독이다. 사진(전주)= 옥영화 기자

K리그 공격수들 중에서는 유일하게 3기 명단에 이름을 올린 조동건은 홍명보 감독이 바라는 ‘전천후’ 유형에 가까운 공격수다. 조동건을 뽑은 배경을 설명하며 “유럽에서 뛰고 있는 공격수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스타일”이라는 뜻을 전한 것도 설명을 뒷받침한다.
기회도 부여받았다. 지난 6일 아이티전에서는 지동원을 선발로 투입했던 홍명보 감독은 크로아티아전에 조동건을 원톱으로 배치했다. 지동원이 난조를 보인 것과 맞물려 소중한 기회를 잡은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조동건의 모습은 전반 45분만 볼 수 있었다. 예고된 제외였다. 힘과 높이가 좋은 크로아티아 수비벽을 허물기 위해 측면을 통한 흔들기는 필수적인 요소였다. 하지만 전반 내내 이렇다 할 측면 공격이 나오지 않았다. 사이드에서 움직여야할 손흥민과 이청용의 모습은 외려 중앙에서 많이 보였다. 조동건이 앞에서 축이 되어주지 못한 탓이 적잖다.
원톱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니 홍명보 감독이 바라던 “섀도 스트라이커나 측면 미드필더가 파고들어 득점하는” 장면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결국 아이티전과 마찬가지로 원톱 자원을 전방에 배치하는 전술은 45분으로 그쳤다. 홍 감독은 전반에 수비형MF로 나섰던 구자철을 후반 시작과 함께 원톱으로 올렸다.
고육책이었다. 정공법이라기보다는 변칙에 가까운 전술이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아이티전이 끝난 뒤 구자철을 공격수로 활용한 것과 관련해 “특별한 의미라기보다는 하나의 실험이었다. 또 다른 옵션 정도로 해석하면 될 것”이라 설명했다. 하나의 대안일 뿐, 그것이 ‘메인 전술’이 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결국 9월 두 차례 평가전에서도 홍명보 감독은 마땅한 답을 찾지 못했다. 골을 넣어주진 못하더라도 전방에 무게감 있는 공격수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큰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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