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파주) 임성일 기자]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23일 오후 파주NFC에서 중국과의 동아시안컵 2차전을 앞둔 훈련을 소화했다. 지난 20일 호주와의 경기에서 아쉽게 0-0으로 비긴 홍명보호로서는 반드시 승리를 해야 대회 정상을 노릴 수 있는 상황이다.
이날 홍명보 감독은 간단한 몸 풀기 이후 곧바로 두 팀으로 나눠 실전에 가까운 전술적 훈련을 지시했다. 4-2-3-1 같은 포메이션으로 맞붙은 양 팀 선수들은 보이지 않은 주전경쟁 속에서 진지하고 치열하게 훈련을 소화했다.
홍명보 감독이 포백과 그 앞을 지키는 2명의 중앙미드필더라는 기본적인 골격은 유지한 채 전방의 변화를 꾀하며 중국전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파주)= 옥영화 기자 |
기본 ‘뼈대’는 호주전과 비슷하게 가져간다는 복안이 드러났다. 왼쪽부터 김진수 김영권 홍정호 김창수 등 포백라인을 비롯해 하대성과 이명주 등 중앙미드필더 조합은 호주전과 면면이 같았다.
홍명보 감독이 “(내가 추구하는 축구의)기본적인 틀은 4명의 수비와 그 앞을 지키는 2명의 중앙 미드필더다. 전방 공격수의 배치가 달라질 순 있어도 4명과 2명은 기본적으로 간다”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 포백과 두 명의 볼란치는 홍명보 감독이 추구하는 밑그림에 가깝다. 때문에 이들이 호주전과 똑같이 나온다는 것은 주목할 대목이다.
호주전 이후 “골을 넣지 못한 것을 빼고는 만족스럽다. 특히, 수비적인 부분은 100점을 줘도 아깝지 않다”라고 말한 것처럼, 전체적인 밸런스 유지가 나쁘지 않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캡틴 하대성과 에너자이저 이명주로 하여금 다시 중원의 키를 잡게 하고 호흡이 좋았던 수비라인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중국을 상대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하지만 전방에는 변화가 예상된다. 이날 훈련 전 홍 감독은 “결정력 문제에 대해 분석을 했다. 상대진영 박스 안에서의 움직임에 문제가 있었다. 공간 활용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공격수가 가만히 서 있는 시간이 많아 상대 수비가 마크하기 쉬웠다”고 호주전을 복기한 뒤 “어느 정도 선수 구성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말로 전방 구성의 교체를 암시한 바 있다.
그의 말처럼 변화 속 실험이 감행됐다. 호주전에서 선발 출전했던 공격형MF 이승기와 우측날개 고요한은 ‘뼈대’들이 속한 조끼를 입고 훈련에 임했다. 하지만 최전방 공격수와 왼쪽날개 공격수는 차이가 있었다.
호주전에 나섰던 김동섭이 제외된 채 김신욱과 서동현이 최전방에서 번갈아 투입돼 다른 선수들과 호흡을 맞췄고 왼쪽 측면은 A매치 출전이 없는 포항의 고무열과 대표팀 최고참 염기훈이 시간을 나눠 뛰었다.
변화의 폭이 크지 않았다는 것은 곧 중국전을 마냥 ‘실험’에만 포커스를 맞추지 않겠다는 의지로도 해석할 수 있다. 스스로의 판단에서 합격점을 줄 수 있는 틀을 유지한 채 부족한 부분에 대한 변화를 통해 승리를 도출하겠다는 숨은 의지였다. 내용도 중요하고 잃어버린 대표팀의 신뢰를 찾는 것도 필요하나, 결과 역시 간과할 수 없다.
결국 관건은 골 가뭄을 해소할 수 있느냐의 여부고 홍명보 감독의 실험도 그 부분에 맞춰졌다. ‘4’와 ‘2’를 고정한 채 전방의 변화를 도모한 홍명보호. 그 두 번째 도전이 곧 펼쳐진다.
[lastuncl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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