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 전반기 마감을 앞두고 SK 와이번스는 1군 엔트리에 변화를 줬다. 지난 14일 외국인 투수 조조 레이예스를 말소시키면서 2군의 김도현을 1군 엔트리에 등록시켰다.
실상 큰 의미는 없다. SK는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휴식기 일정을 소화한다. 17일 경기 이후 다음 경기가 오는 26일에 열린다. 시간적 여유가 많다. 이 때문에 지난 13일 선발 등판한 레이예스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시키고, 타선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김도현을 호출했다.
김도현은 3개월 만에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그러나 전반기 마감에 따른 변칙적인 사항으로 1군에 머물 날은 많지 않다. 그저 1번이라도 출장 기회가 온다면, 그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김도현이다.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
그래도 김도현에게는 매우 뜻 깊은 1군행이었다. 지난 4월 9일 넥센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1군으로 승격했지만, 그 날 앤드류 밴 헤켄에게 삼진 2개를 포함해 3타수 무안타에 그친 뒤 행방이 묘연해졌다. 이틀 뒤 2군행 통보를 받았고 퓨처스리그가 그가 뛰어노는 무대였다.
단순히 짧은 기간이지만, 김도현에게는 그토록 밟고 싶었던 무대를 밟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불투명한 현재가 아닌 창창한 미래를 위해 기반을 다질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의 창구이기도 하다.
김도현은 의욕이 넘친다. 그는 “그동안 2군에서 마음을 다잡고 정말 열심히 운동했다. 변화구 대처 능력도 매우 좋아졌다. 홈런의 대다수가 변화구를 노리고 친 것이다. 지난 4월에는 실력을 발휘하지 못해 정말 아쉬움이 컸다”면서 “다시 어렵게 올라왔다. 1군 경기라지만 2군 경기와 비교해 관중이 보다 많고 야간에 열린다는 것 말고 다른 건 없다고 생각한다. 감독님께서도 2군에서 하듯 긴장하지 말고 편하게 치라고 주문하셨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김도현에게는 자리가 없다. 지난 4월 9일 경기에서는 밴 헤켄을 잡기 위한 오른손 타자 ‘승부수’로 깜짝 선발 출장했지만, 이번에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지난 14일 LG 트윈스전은 우천 순연됐고, 이틀 뒤 넥센 경기에는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스스로도 3개월 전과 달리 선발 출장은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기껏해야 대타로 1타석 정도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여기고 있지만 이마저도 희망사항일뿐이다. 16일 경기에선 기회가 없었기에, 현실적으로 17일 경기가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 경기에서도 기회가 주어질 지도 확신하기 어렵다. 더욱이 다음 1군행은 기약이 없다.
1타석. 정말 잘 해야 한 번이다. 자칫 그냥 더그아웃에서 파이팅만 외치다가 2군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 김도현도 이를 잘 인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한 번쯤이라도 자신에게 기회가 올지 모른다고 믿고 있다. 그리고 그 ‘천재일우’를 살리는 게 자신이 할 수 잇는 유일한 일이라는 것도 명심하고 있다.
김도현은 “아주 잘 알고 있다. 선발 출장은 힘들 듯 하다. 1타석 정도가 최대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그마저도 잘 살리고 싶고, 그래서 강한 인상을 심어주고 싶다. 그래서 다음번에 기회를 얻을 수 있었으면 싶다”고 간절한 바람을 전했다.
김도현의 특징은 공격적인 타격 자세다. 파워풀한 스윙은 상당히 시원하나, 정확성보다는 파워를 택했다. 그렇기에 다소 무모하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1군 경기에서 그는 상대 투수의 공을 제대로 배트에 맞추지 못했다.
그렇지만 그 호쾌한 스윙을 버릴 뜻이 없다는 김도현이다. 김도현은 “난 발도 빠르지 않고, 선구안도 딱히 좋지 않다. 시원한 스윙은 나만의 장점이다. 이를 살려 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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