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임성윤 기자] 부자(父子)간 합동 해설로 관심을 끈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과 아들 김정준 SBS ESPN 위원의 해설이 야구팬들의 흥미를 자극 시켰다.
김성근 감독과 김정준 위원은 17일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KIA타이거즈와 LG트윈스의 경기를 한자리에서 경기를 중계했다. 국내 방송 최초 부자해설로 이목을 끈 이 자리에서 김성근 감독은 특유의 돌직구 말투로 팬들의 궁금증을 시원하게 해소시켰고 아들 김정준 위원의 세세한 설명은 자칫 넘겨버릴 수 있는 사안들을 되짚어 주는 역할을 담당했다.
“손주인의 스텐스가 너무 넓다. 힘이 있으면 괜찮지만 힘이 떨어지면 몸 회전이 힘들어 문제가 될 것”이라던가, SK시절 입단한 최경철을 가리키며 “설마 LG까지 올 줄은 생각 못했다. 그런데 주전자리에 앉아있다니...”라는 격세지감의 설명들은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특히, 긍정적인 반응으로 일관하던 기존 해설의 흐름과는 달리 비판적인 설명을 곁들이는 모습은 압권이었다.
김 감독은 “KIA는 연봉을 많이 받는 애들이 잘 못하더라, 윤석민 투구폼을 살펴보니 상체가 너무 흔들리더라 안좋아 보였다.”등의 돌직구를 날렸고 박용택의 경우엔 “나이가 들어서인지 안경을 써서인지 타격 시 얼굴이 먼저 숙여진다. 그러면 홈런이 안나온다. 고개가 홈베이스로 숙여지는 폼으로 칠 수 있는 공은 낮은 공이다. 높은 공은 못친다. LG 3,4,5에 홈런이 적은 것 자체가 낮은 득점력의 원인이다”라는 점을 직설적으로 꼬집기도 했다.
경기 중반 이후 선발 투수들의 투구를 비판하는 내용도 있었다. “리즈의 공을 처음 봤을 때 오른쪽 타자 안쪽으로 들어오는 공은 정말 위력적이었다. 그러나 마음이 약해서인지 착해서 그런지 국내 무대에서는 그 공을 안더지더라”며 최근 부진의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고, 5회말 KIA소사가 1사 2,3루 상황인데도 와인드업을 하는 것을 보고 3루 주자의 리드가 크면 홈스틸도 가능하다는 주의를 주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6회초 KIA 나지완이 번트를 대자 “선동렬 무섭네요 4번타자에게 번트를 시키다니 과거에 내가 하고 욕 많이 먹었던 스타일인데...”라는 설명이나, 6회말 우익수 이준호가 정의윤의 파울플라이를 놓치자 “벤치에서 보고 있으면 얄밉다. 표정은 내색을 하지 않지만 속으로 욕이 나오기도 한다”는 말을 전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더불어 이를 무마하려는 김정준 위원의 보충 추가 설명과 혹시나 모를 언변에 귀를 기울이며 명확치 않은 표현들을 순화시키려 쩔쩔맸던 이동근 아나운서의 노력도 이목을 끌었다.
이에 방송을 접한 야구 팬들은 한결같이 신선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이디 cjh1****의 팬은 “야구보다 성큰옹 해설만 재밌다”는 반응을 보였고 movi****의 팬은 “해설짱임 역시 성근 감독”, run4****는 “ 왜 이분이 야신인지...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정확하고 고도의 야구전문지식이 있어야 가능하다”며 치켜 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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