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이 중요한 시대, 역설적으로 언론은 소통을 게을리 한다는 점에 착안해 MBN디지털뉴스부가 '올댓체크' 코너를 운영합니다. '올댓체크'에서는 기사 댓글을 통해 또 다른 정보와 지식, 관점을 제시합니다. 모든 댓글을 꼼꼼히 읽어보고 기존 다뤄진 기사 너머 주요한 이슈를 한번 더 짚어보겠습니다.
시뻘건 불길이 타오르고 그 위로는 연기가 쉴 새 없이 피어오릅니다. 아파트 외벽은 그을음으로 시꺼멓게 변했습니다.
지난 2일 대구의 28층 아파트 15층에서 난 불은 소방관 100여 명이 긴급 투입돼 2시간 반 만에 겨우 꺼졌습니다. 주민 9명은 소방관에 의해 구조됐고, 21명은 자력으로 탈출했습니다. 이 불로 인해 총 48세대가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으며 소방서 추산 재산 피해는 1억 6,500만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경찰과 소방, 가스안전공사 등이 화재 현장 합동 감식을 실시한 결과 부탄가스 용기는 폭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탄가스 용기가 아니라 가스 버너 주위에 있던 스프레이형 살충제, 에프킬라 캔이 터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기사 댓글 캡처
이번 화재는 아파트 거주자가 휴대용 가스 버너에 곰탕을 끓이다 잠든 사이 발생했는데요,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왜 부탄가스를 썼을까. 위험한데", "곰탕을 버너로? 주민들 얼마나 놀라고 무서웠을까", "집에서 곰탕 끓이다 화재 나는 경우 많다. 위험하니 사다 먹읍시다"라며 가스 버너로 곰탕을 끓이는 건 위험하다는 지적을 내놨습니다.
반면 "부탄가스로 곰탕을 끓이는데 왜 폭발을 할까?"라며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도 있었는데요,
그렇다면 휴대용 가스 버너에 곰탕을 끓이는 건 정말 위험할까요? 위험하다면 얼마나 위험한 걸까요?
한국가스안전공사 김대식 사고조사부장은 곰탕처럼 장시간 끓이는 음식은 휴대용 가스 버너 사용에 매우 부적합하다고 경고했습니다.
김대식 부장은 "곰탕 같은 경우 일단 무겁다. 그렇다 보니 이 휴대용 가스 버너에서 견딜 수 없다. 가정에서 쓰는 가스레인지하고 비교했을 때 휴대용 가스 버너에 무거운 곰탕 그릇을 올리는 건 부적절하다"며 "라면 같은 간편한 음식 정도가 적당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식약처 제공
아울러 과대 불판 사용 금지를 역설했습니다.
김대식 부장은 "큰 그릇을 사용하면 복사열로 인해 장착된 캔 상부에 열이 전달된다"며 "열이 캔으로 전달되어서 캔이 달궈지면 가스 부피가 팽창하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휴대용 가스레인지보다 넓은 불판을 사용할 경우 그릇이 뜨거워지면서 그 열기로 인해 가스 버너가 달궈지고, 이로 인해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휴대용 가스 버너에 딱 맞는 크기의 불판을 사용해야 합니다.
김대식 부장은 "물이 100도에서 끓으면 주전자 뚜껑이 날아가는 것과 똑같은 원리"라며 "캔에 영향을 줄 수 없는 사이즈의 그릇을 사용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기사 내용과 무관한 자료사진 /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경찰은 이번 화재 사고 당시 '파열 방지 기능'이 작동해 부탄 가스 용기가 터지지 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요,
이 '파열 방지 기능'은 상부 경판에 미세한 틈을 가공하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압력이 어느 정도 이상 올라갔을 때 이 미세한 틈을 통해 가스가 분출돼 부탄가스가 폭발하는 걸 방지하는 겁니다.
이 때도 주의할 점은 있습니다. 김대식 부장은 "파열 방지 기능이 작동하면서 가스가 분출될 때 불이 켜져 있다면 화염이 생길 수 있다"며 "이 때 화재가 나거나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이러한 사고가 종종 있으니 주의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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