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여행서 약 먹인 뒤 질식시켜 살해
보험설계사에 징역 1년 선고…"보험 청약서 위조"
필리핀에서 고교 후배의 사망 보험금을 노리고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습니다.보험설계사에 징역 1년 선고…"보험 청약서 위조"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용균)는 어제(28일) 강도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보험청약서 위조에 가담한 혐의(사기미수 등)로 함께 기소된 보험설계사인 지인 B 씨에게는 징역 1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A 씨는 피해자 재산을 가로채고 채무를 면탈할 목적으로 계획적으로 피해자를 유인해 살해했고, B 씨와 공모해 피해자 명의의 보험 청약서를 위조한 뒤 보험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하고 법원에 보험금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등 그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피해자는 절친한 친구인 줄 알았던 A 씨 손에 생명을 잃었고 허무하게 생을 마감한 피해자의 심정,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족의 슬픔은 짐작하기 어렵다"며 "그런데도 A 씨는 잘못을 진정 참회하거나 반성하지 않고 유족에게 사과하지 않거나 피해 회복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무기징역 선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또 B 씨 양형에 대해서는 "보험금 지급이 되지 않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A 씨와 공모해 보험 청약서를 위조해 행사하고 보험금을 가로채려 했다"며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다면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점, 잘못을 인정하거나 반성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말했습니다.
재판부는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아 온 이들을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모두 법정구속했습니다.
A 씨는 2019년 돈을 갚을 능력이 없음에도 후배 C 씨에게 6,000만 원을 빌린 뒤 변제 요구를 받자 평소 알고 지내던 보험설계사 B 씨를 가담시켜 보험계약 청약서를 위조했습니다.
이후 2020년 1월 빚을 탕감하고 7억 원 상당의 사망 보험금을 받을 목적으로 C 씨와 단둘이 필리핀 보라카이로 여행 간 뒤 숙소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을 탄 숙취해소제를 먹여 의식을 잃게 하고 질식시켜 살해한 혐의를 받습니다.
A 씨는 C 씨가 숨진 뒤 2년 만인 지난해 1월 부산지법에 보험회사를 상대로 사망보험금 약 6억 9,000만 원 지급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앞선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A 씨에게 무기징역을, B 씨에게 징역 9년을 각각 구형했습니다.
[조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uyeonjomai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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