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차 3km 9분 질주·신분증 오배송 사고도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지는 오늘(14일) 대부분의 수험생이 제 시간 안에 도착하며 다소 차분한 분위기 속 입실이 이뤄졌지만, 일부 아슬아슬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시험장 정문에서 이뤄지던 후배들의 응원은 올해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다만 부모님의 따뜻한 포옹이 수험생들을 격려했습니다.
수험생들은 가족들에게 “잘하고 올게” “다녀올게”라고 씩씩하게 말한 뒤 이내 긴장이 역력한 얼굴로 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동성고 박효신 군은 무덤덤하게 “잘 보고 와야죠”라면서도 “수험표랑 신분증을 5번씩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재수생 김윤서 씨는 “작년보다 덜하지만 여전히 떨린다”며 “최대한 긴장을 덜어내고 시험을 잘 보고 나오겠다”고 했습니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휘문고등학교에 마련된 고사장 앞에서 학부모들이 수험생들을 바라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서울 양천구 금옥여고 앞 고3 딸을 들여보낸 53세 이영재 씨는 “아이가 실수하지 않고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실력을 발휘하길 바란다”며 “며칠 전 빼빼로데이에 ‘늘 하던 대로만 하라’고 쪽지를 써 줬었는데 오늘은 별다른 말도 하지 못하겠더라”고 말했습니다.
교문 앞에서는 고사장으로 들어가는 자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바라보거나 사진에 담기도 했습니다.
종로구 경복고 시험장 앞 풍경도 비슷했습니다. 아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아들아 시험 잘 쳐라”라고 말한 56세 신윤숙 씨는 “내가 시험 칠 때는 담담했는데 오늘은 이상하게 아들보다 더 떨린다. 3년간 노력한 만큼 결과가 잘 나와서 본인이 원하는 길을 갔으면 하는 게 부모의 마음”이라고 말했습니다.
수송지원차량 타고 도착한 수험생 / 사진=연합뉴스
입실 마감 시간이 다가오자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고 앞에서는 오전 8시 7분쯤 사이렌이 울리는 경찰차를 타고 나타난 학생이 차 문을 제대로 닫지도 못한 채 교문으로 뛰어 들어갔습니다.
또 일부 수험생은 긴장한 탓에 신분증을 두고 오는 상황도 벌어졌습니다.
여의도고에서 수능을 치르는 한 남학생이 두고 온 신분증을 부모님에게 부탁했는데, 전달 오류로 여의도여고로 배달된 겁니다. 이에 경찰관이 신분증을 신속하게 여의도고에 전달해 해당 학생은 문제없이 시험을 치를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기도 남양주시에서는 한 수험생이 “신분증을 찾다가 부모님 차로 가고 있는데 고사장까지 예상 시간이 30분이 걸린다”고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수험생을 태우고 약 3km 거리를 9분 만에 달려 고사장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반포고에서는 한 재수생이 8시 34분쯤 도착해 고사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리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올해 수능에는 전국에서 52만 2,670명이 응시합니다. 전국 85개 시험지구 1282개 시험장에서 치러지며, 지난해보다 1만 8,000여 명 증가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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