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위 혐의로 수사 의뢰되며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직무 정지 조치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3선 도전 여부에 대해 "결정을 유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회장은 국외 출장 일정을 마치고 오늘(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을 만나 거취 관련 질문에 "지금은 뭐라 말씀드리기가 그렇다"면서 "구성원들과 논의해 결정하고 말씀드리겠다"고 말했습니다.
2016년 통합 체육회 선거에서 회장에 당선된 뒤 올해 두 번째 임기 종료를 앞둔 이 회장은 3선 도전 가도에서 정부의 전방위적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은 10일 대한체육회를 대상으로 비위 여부 점검 결과를 발표하고, 직원 부정 채용, 물품 후원 요구(금품 등 수수), 후원 물품의 사적 사용 등의 사유로 이 회장 등을 수사 의뢰했습니다.
이어 문체부는 11일 이 회장의 직무 정지를 통보했습니다.
어제(12일) 이 회장이 서울행정법원에 직무 정지 통보에 대한 취소 소송과 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가운데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가 3연임 관련 심사를 요청한 이 회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3선 도전의 길이 열린 상황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만두고 물러서서 남은 삶을 정리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강원도 인제에 거주할 곳도 준비해뒀다"는 이 회장은 "그런데 상황이 상황이라, 경기 단체나 시도 체육회 관계자들과 논의하고 조만간 결정해 자리를 만들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내일부터 지방을 돌며 체육인들과 역대 회장님 등을 만나보고 결정하겠다"면서 "곧, 바로 (결정)해야죠"라고 덧붙였습니다.
문체부의 직무 정지 통보와 관련해선 "생각이 서로 다를 수 있으니 절차를 밟고 소명을 해봐야죠"라고 밝힌 이 회장은 정부 점검단에서 수사 의뢰한 데 대해선 '1%도 동의 못 한다"며 적극적으로 반박했습니다.
국무조정실 점검단의 수사 의뢰 건은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에 배당돼 본격적인 수사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정부 점검 결과에서 주요 비위 혐의로 꼽힌 '부정 채용' 의혹에 대해 이 회장은 "우리 아이와 연결성을 언급하는데, 전혀 아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라고 항변했습니다.
애초 내일(14일) 귀국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당겨 돌아온 이 회장은 입국장에서 취재진을 마주하자마자 해외 출장 사유와 내용에 대해서 밝히고 각종 질문에 답했습니다. 취재진의 간단한 질문에 이 회장이 적극적으로 설명에 나서며 문답 시간은 20분을 넘어섰습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 기자 jeong.minah@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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