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채식주의자' 유해 도서로 폐기?…경기교육청 "사실 아냐"

학교 1곳 '채식주의자' 유해도서 지정
"특정 도서 폐기 강요하지 않았다"

소설사 한강이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가운데, 경기도교육청은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청소년 유해 성교육 도서’로 지정해 폐기를 권고했다는 주장에 “사실이 아니다”라며 반박했습니다.

앞서 지난해 경기도교육청은 9∼11월 교육지원청에 청소년 유해매체물 심의 기준이 담긴 공문을 전달하면서 각급 학교가 학부모 등이 참여하는 도서관운영위원회를 열어 유해 도서를 정하도록 했습니다.

경기도교육청이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성교육 도서 폐기 현황’에 따르면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비롯해 이상문학상을 받은 최진영의 ‘구의 증명’, 노벨문학상을 받은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자들의 도시’ 등이 포함됐습니다.

보수성향 학부모단체가 학생들에게 유해하다고 주장한 책을 지목하면서 일부 학교 도서관에 비치돼 있다고 지속해서 민원을 제기한 데 따른 것입니다.

이에 학교 담당자들은 지난해 11월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성 관련 도서를 폐기하는 것을 권고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받았고, 이어 성교육 도서 처리 현황을 보고하라는 ‘제적 및 폐기’ 도서를 입력할 엑셀 파일이 내려왔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그 결과 약 2,490개교가 총 2,517권을 청소년 유해 성교육 도서로 판단해 폐기했습니다. 학교당 1권을 폐기한 셈입니다. 유해성 논란이 있는 성교육 도서 4만 4,903권의 5.7%에 해당합니다.

특히 소설 ‘채식주의자’를 폐기한 학교는 단 1곳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에 도교육청 측은 “지난해 폐기된 성교육 도서는 각 학교가 운영위원회를 열어 자율적으로 판단해 정한 것”이라며 “특정 도서를 강요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