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뼈 골절 90대, 끝내 병원 치료 포기하기도
추석 연휴에 우려했던 의료대란 등 큰 불상사는 빚어지지 않았다는 평가이지만, 전국에서 임신부 등 응급환자들이 응급실을 찾지 못하다가 간신히 치료받는 등 아슬아슬한 상황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연휴 첫날인 지난 14일 충북의 한 임신 25주 차의 여성은 양수가 터져 구급차를 불렀지만, 6시간 동안 병원을 찾지 못했습니다.
이날 오전 11시 25분쯤 충북소방본부로 "임신부의 양수가 터졌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119 구급대가 출동해 보니 25주 된 임산부가 하혈하는 위급한 상황이었습니다.
소방본부는 충북, 서울, 인천, 경기, 전라도 등과 제주도까지 무려 75곳 대형병원에 이송과 치료 여부를 타진했지만 '산부인과 의사가 없다', '신생아 병실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모두 거부당했습니다.
이에 충북소방본부는 비상의료관리 상황반을 운영 중인 충북도에 도움을 요청했고 신고 6시간이 지난 오후 5시 32분쯤에서야 임신부는 청주의 한 산부인과에서 치료받을 수 있었습니다.
치료가 늦었지만, 다행이 임신부와 태아 모두 건강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충북도 관계자는 "중증이라고 판단되는 임신부의 경우 지역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을 찾기가 힘든게 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14일 충남 논산에서는 이틀 전 갈비뼈가 부러져 숨을 쉬기 쉽지 않던 90대 여성이 병원 5곳에 치료 여부를 물어봤지만, 거절당해 끝내 병원 치료를 포기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16일에는 오후 1시 31분쯤 대전 동구 한 아파트에서 가족과 말다툼하던 60대 남성이 복부에 자해해 30㎝ 크기·1㎝ 깊이의 자상을 입었습니다.
출동한 119 구급대가 충남 논산과 천안지역 의료기관 10곳에 연락했지만 거부당했고, 이 남성은 약 4시간 10분 만인 오후 5시 41분쯤 천안의 한 병원에서 치료받고 큰 위기를 넘겼습니다.
전공의 집단 이탈에 따른 의료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닷새간의 이번 추석 연휴에 전국 병원 응급실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왔습니다.
실제 연휴에 뇌경색 등 응급환자나 병색이 짙어진 환자 일부는 상급병원에서 진료가 어려워 보이자 타 지역 2차 병원으로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중대형 병원 응급실 의료진들이 응급환자를 치료해 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는 평가입니다.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연휴 기간 전국 응급실 409곳 중 2곳(충북 충주 건국대충주병원·경기 용인 명주병원)을 뺀 총 407곳이 매일 24시간 운영합니다. 추석 당일에 문을 연 병의원은 1천785곳입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 기자 jeong.minah@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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