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119 재이송 2,645건…41%는 '전문의 부족' 탓
서울 지하철 1호선 구로역에서 장비 차량 2대가 충돌한 사고로 다친 작업자가 전문의 부족으로 16시간 동안 병원 여러 곳을 전전하는 '응급실 뺑뺑이'를 겪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오늘(2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소방청과 국립중앙의료원, 한국철도공사(코레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일 새벽 2시 16분쯤 구로역 작업 차량 충돌 사고로 오른쪽 다리가 골절된 50대 직원 A 씨는 사고 발생 15시간 51분 만인 오후 6시 7분쯤이 돼서야 수술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당시 119 구급대는 사고 발생 10여 분 후 현장에 도착해 A 씨를 응급조치하고. 현장에서 4분 거리에 있는 고려대 구로병원 중증외상센터에 연락했지만, 환자 수용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이후 119는 외상센터 핫라인을 통해 그다음으로 가까운 국립중앙의료원 중증외상센터에 연락해 외상 전담 전문의의 수용이 가능하다는 확인을 받았습니다. A 씨는 사고 발생 1시간 5분이 지난 새벽 3시 21분쯤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됐습니다.
그러나 검사 후 병원 측은 대퇴부·골반골 골절 응급수술을 할 정형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응급전원을 해야 한다고 통보했습니다.
이후 다른 병원에 전원 가능 여부를 확인한 결과 마포에 있는 서울연세병원에서 응급수술이 가능하다는 확인을 받았고, A 씨는 사설 구급차를 이용해 서울연세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사고 발생 2시간 44분이 지난 후였습니다.
A 씨는 서울연세병원에서 검사 후 머리 상처봉합 수술을 받았지만, 역시 대퇴부 골절 수술은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고, 강서구에 있는 원탑병원으로 또다시 이송됐습니다.
이후 A 씨는 원탑병원에서 사고 발생 15시간 51분이 지난 오후 6시 7분쯤 대퇴부골절 수술을 받았습니다.
응급실 / 사진=연합뉴스 자료
전문의 부재 등 의료공백으로 병원 여러 곳을 전전하며 단시간에 수술받지 못한 응급환자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김선민 의원이 소방청에서 받은 '119구급대 재이송 건수 및 사유 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발생한 119 재이송 2,645건 중 40.9%(1,081건)는 '전문의 부재'로 인해 발생했습니다.
김 의원은 "전문의 부재에 대해 지속해서 경고했지만, 충분히 대응하고 있고 문제가 없다는 정부의 결과가 이것"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의대 정원을 2천 명 늘려 살리겠다고 하는 필수·응급의료가 이렇게 급속히 무너지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꼬일 대로 꼬여버린 지금의 의료사태를 해결할 사람은 이렇게 만든 윤석열 대통령뿐"이라며 "윤 대통령은 응급·필수의료 확충 방안을 조속히 제시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김가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gghh7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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