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블랙 측 "비슷하게 보일 문장…작가 등에 사과"
소설가 김영하가 본인 책에 쓴 문장 일부를 유료 뉴스레터 서비스 '롱블랙'이 표절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지난달 31일 김 작가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롱블랙이 유료 회원들에게 발송한 뉴스레터의 내용 중 "인생의 난제가 풀리지 않을 때면 달아나는 것도 한 방법이죠.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일 겁니다"라는 부분이 자신의 에세이 '여행의 이유' 속 문장을 베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롱블랙의 뉴스레터 메일은 지난 7월 22일 유료 회원들에게 발송한 '사유위크 특집' 안내 메일의 일부입니다.
김 작가는 이 문장이 '여행의 이유' 93쪽에 나오는 문장 "풀리지 않는 삶의 난제들과 맞서기도 해야겠지만, 가끔은 달아나는 것도 필요하다"와 유사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의혹 제기에 대해 롱블랙 측은 당일 "소개글을 작성한 직원들 모두 해당 책을 읽지 않았다"며 "브랜드와 콘텐츠팀 구성원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주장"이라고 즉각 반박했습니다.
그러나 하루 뒤인 1일 입장을 바꿔 "의도와 무관하게 비슷하게 보일 수 있는 문장이었다"면서 "작가님을 포함해 불편함을 느끼신 모든 분께 사과드린다. 앞으로 콘텐츠를 기획, 제작, 발행 및 홍보하는 모든 과정에서 검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의혹 제기는 롱블랙 측의 사과로 일단락됐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롱블랙 측이 쓴 문장을 표절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일부 의견도 나왔습니다.
김영하의 게시글 댓글에는 "여행의 본질이 일상의 회피인 건 진리의 현상이지 누구의 소유이지 않다", "레퍼런스 없이도 언어에서 비슷한 표현을 사용하는 일은 일어날 수 있는 것 같다" 등의 의견이 제시됐습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ma1177@naver.com]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