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주거침입죄 단정할 수 없어"
층간소음 문제에 항의하기 위해서 이웃집에 들어가 고함을 지른 30대 여성에게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오늘(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12단독 허명산 부장판사는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이모 씨(30·여)에게 지난 14일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 씨는 재작년 3월 27일 저녁 8시쯤 서울 동대문구 박모 씨의 집 내부로 들어가 뛰면서 "내가 이 소리를 맨날 듣고 있다"며 소리를 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그는 층간 소음 문제를 항의하고자 박 씨의 집을 찾았습니다. 박 씨의 가사도우미가 잠시 문을 열어 준 사이 이처럼 고함을 지르며 현관에서 1시간 정도 머물렀습니다.
이 씨는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도 박 씨의 현관문 앞에 조심해 달라는 쪽지를 붙이거나 직접 인터폰으로 연락해 층간소음 자제를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재판부는 "둘 사이 층간소음 분쟁이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당초 소란을 피울 목적이 있었다는 등 박 씨의 의사에 반함을 객관적으로 인정할 만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기에 주거침입죄를 구성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 씨가 가사도우미가 열어준 현관문 쪽에 서 있다가 박 씨가 동영상 촬영을 하자 찍지 말라고 항의했고, 가사도우미의 만류에 거실까지 들어가지도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이 씨는 당초 주거를 침입할 의도가 없었다는 점 ▲거실까지 침입하지 않은 점 ▲단순 소란이었기 때문에 주거침입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토대로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김가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gghh7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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