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국민권익위원회가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 사건을 종결 처리한 것과 무관하게 일정대로 수사를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오늘(11일) 대검찰청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검찰 차원에서 수사 일정을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측도 어제 "절차에 따라 필요한 수사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김승호 부장검사)는 일단 권익위가 청탁금지법 소관 부처인 만큼 김 여사 신고 사건을 '위반 사항 없음'으로 종결 처분을 내리게 된 구체적 사유 등을 확인한다는 방침입니다.
다만 권익위는 사건을 종결 처리할 경우 별도의 결정문을 작성하지 않고, 검찰에 참고 자료도 송부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앞서 어제 김 여사 사건을 종결 처리한 권익위는 근거 조항을 간략히 설명했을 뿐, 아직 구체적 판단 이유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김 여사에 대해서는 청탁금지법상 배우자 처벌 규정이 없다는 점을 이유로, 윤 대통령 및 명품 가방 공여자인 최재영 목사에 대해서는 청탁금지법 시행령 14조 1항 4호와 6호를 근거로 들었습니다.
4호는 '신고 내용이 언론 매체 등을 통해 공개된 내용에 해당하고 조사 중이거나 이미 끝나 새로운 증거가 없는 경우' 종결 처리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인터넷 매체 보도를 통해 사안이 알려졌고 검찰이 수사 중이라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6호는 '그 밖에 법 위반행위를 확인할 수 없는 등 조사가 필요하지 않아 종결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인데, 권익위가 내부 조사 과정에서 법 위반 행위가 없다고 파악한 것으로 볼 수도 있는 대목입니다.
종결 처리 전 직무 관련성, 윤 대통령의 인지 및 신고 여부 등에 대한 실체적·법리적 판단이 얼마나 이뤄졌는지 등이 세부적으로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일단 권익위 결정 이유를 확인하되 수사에 참고 사항으로만 삼겠다는 입장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권익위 조사와 검찰 수사는 별개"라며 "한창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검찰 수사) 결론이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고검장 출신 김경수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권익위는 청탁금지법 요건에 맞는지에 대한 형식적인 구조만 보는 것이고, 수사는 좀 더 광범위한 실질 관계를 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며 "수사와는 별개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수사의 최대 관심사인 검찰의 김 여사 소환 여부에 권익위 결정이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검찰총장이 누누이 '엄정히 수사하라'고 지시한 만큼 권익위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소환이 어려워지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철저히 수사했다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최초 폭로한 서울의소리 측은 권익위 결정이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준 것 아니냐는 의문도 있다"면서 "(선물을) 준 사람에 대해서는 조사를 했지만 받은 사람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를 안 했다"며 김 여사 조사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검찰 안팎에서는 다음 단계로 최 목사와 김 여사 사이 연락 과정에 관여한 대통령실 소속 행정관 등이 참고인으로 소환될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이후 사실관계를 다진 뒤 검찰이 김 여사 소환 여부 및 일정을 검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ma11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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