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시 "김 씨 구속됐지만 수사 결과 지켜본 후 철거 여부 판단"
가수 김호중이 음주 뺑소니 혐의로 구속되면서 그의 모교 앞에 만들어진 ‘김호중 소리길’ 철거를 둘러싸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김호중 소리길은 지난 2021년 김천시가 2억 원을 들여 조성한 관광 특화 거리입니다.
길이 100m 정도인 이 골목은 김 씨의 팬카페 상징색인 보라색으로 꾸며졌으며, 김 씨 벽화와 그의 노랫말이 곳곳에 들어서 있습니다.
지난해에만 10만 명 넘는 방문객이 찾아 김천시의 관광에 기여한 소리길은 김 씨의 음주 뺑소니 사고 이후 한산해졌습니다.
인근 관광명소인 연화지에서 정기 공연을 하는 공연자는 "아무래도 논란이 있기 전보다는 조용하다"며 "지난주만 해도 팬 등 관광객이 꽤 있었는데, 이번 주말은 확실히 사람이 적다"고 연합뉴스에 전했습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김호중의 소리길을 철거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호중길 인근 연화지를 찾은 한 관광객은 "구속도 됐고, 범죄인의 길을 그대로 두면 관광지 이미지에 좋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한 시민은 "김 씨가 아니더라도 원래 벚꽃으로 유명한 곳이라 김호중길을 철거해도 괜찮을 것"이라며 "아무래도 김호중길이 없어졌으면 한다"고 전했습니다.
반면 "저희 세대는 아니지만, 윗세대서는 팬들이 많기도 하고, 철거에도 세금이 들어가는 만큼 그대로 두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입장을 보인 시민도 있었습니다.
인근 상인은 "팬클럽 등록을 한 사장님들이 많다"며 "팬 분들이 많이 오니까 음식도 많이 먹고, 그분들 때문에 장사가 잘되고 고마우니 같이 회원 가입해서 공연도 보러 갔다"고 말하면서 "시간이 지나면 다시 활동할 수 있을 텐데 철거하면 손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김호중길 철거를 놓고 분분한 여론에 김천시도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김천시 관계자는 "철거를 내부적으로 검토는 하고 있다"면서도 "김 씨가 구속은 됐지만 김호중길 철거 여부는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판단할 것"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이어 "관련 문의 전화도 많이 걸려 오고 철거 요청 게시글도 많이 올라온다며"며 "응대하고 있지만, 난감한 상황"이라고 고충을 털어놨습니다.
[박혜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floshml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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