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가지치기에 '닭발' 된 가로수…기준 무시하고 '싹둑'

【 앵커멘트 】
'닭발' 나무, 과도한 가지치기로 큰 줄기만 남은 나무가 닭발을 닮아 생긴 별명입니다.
2년 전 MBN은 산림청의 가지치기 기준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었는데, 문제는 여전했습니다.
최민성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영등포구의 한 거리에서 가로수 가지치기 작업이 한창입니다.

어느덧 잘린 나뭇가지가 수북이 쌓여갑니다.

▶ 인터뷰 : 조경 업체 관계자
- "너무 많이 자라서 썩은 부분도 있고 수형도 잡으면서 매년 이렇게 키우는 거거든요."

길게 뻗은 가지는 전선을 건드리거나 강풍에 떨어질 수 있어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굵직한 줄기만 앙상하게 남아 '닭발 나무'라는 별명까지 붙을 만큼 과도한 가지치기에 시민들의 눈살이 찌푸려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홍식 / 서울 양평동
- "이게 '닭발' 가지 아니에요. 육안상으로 보기도 안 좋잖아요."

과도하게 잘린 부위는 균에 감염되어 썩을 수 있고, 새로 나는 가지는 더 가늘어져 나무의 생장에도 좋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최진우 / 서울환경연합 전문위원
- "가지가 부족하다 보니까 광합성의 총량을 이루기 위해서 이렇게 줄기에서도 싹이 나온 거고요. 되게 비정상적인 상태고…."

가로수는 각 지자체가 관리하고 있는데, 산림청이 제시한 가지치기 기준을 강제할 규정은 없는 상태입니다.

▶ 스탠딩 : 최민성 / 기자
- "이 나무는 인도 옆에 있지만 경계석 안쪽 대지는 아파트 소유여서 더욱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습니다."

식목일에 나무를 심는 것만큼 기존의 가로수들을 잘 가꾸는 노력 역시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최민성입니다.
[choi.minsung@mbn.co.kr]

영상취재 : 배병민 기자
영상편집 : 이범성
그 래 픽 : 정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