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가수들은 최근 '암표와의 전쟁'에 촉각을 곤두세워왔습니다. 명령을 자동으로 반복 입력해 티켓을 싹쓸이 해가는 프로그램 이른바 매크로 때문인데, 이렇게 대량 확보한 티켓을 비싸게 되팔아 '매크로 암표'라고 불리는 문제입니다. 정상적으로 예매를 못한 팬들은 울며겨자먹기로 비싼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까지 치솟은 '매크로 암표'를 살 수밖에 없었죠.
이 때문에 지난 1월 2년 만에 공연하려다 암표 때문에 공연을 취소한 가수 장범준은 현대카드와 손잡고 블록체인 기술 등을 활용해 NFT(대체불가토큰) 티켓을 발행해 매크로 이용과 양도를 원천 차단하는 해결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가수 아이유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공연 티켓을 1인1매 구입으로 제한하고 있고, 성시경은 암표상을 잡은 과정을 리얼하게 공개해 박수를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마지막 공연을 앞둔 '가황' 나훈아 티켓도 매크로 암표가 의심돼 일부 팬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죠.
이런 가운데, 국회가 지난해 매크로를 이용해 암표를 판매한 사람을 징역 1년 이하 또는 벌금 1000만 원 이하로 처벌할 수 있도록 공연법을 개정해 어제(22일)부터 개정안이 시행됐습니다.
'매크로 암표'를 뿌리뽑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긴 하지만, 공연계에서는 이런 '매크로 암표'가 관련법 개정으로 쉽사리 사라지진 않을 것이란 지적도 합니다. 일차적으로 예매 당시 시스템에서 걸러내지 않으면 잡아내기 어려운 구조 때문인데, 티켓 예매 사이트는 매크로 사용이 의심되는 비정상적인 접근을 차단하고 있지만, 매크로 기술 역시 나날이 진화하고 있어 이를 원천 차단하기는 쉽지 않은 것도 현실입니다.
인터파크티켓 관계자는 "창과 방패 싸움이라고 할 만큼 매크로 공격이 다변화하고 있다"며 "차단 시스템을 지속해 고도화하는 것 외에도 본인인증 강화 등 다양한 방면에서 부정 예매를 방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 공연장 관계자는 "매크로 접속이 의심되는 사례들이 있지만, 이를 증명할 수는 없다"며 "예매 과정에서 기술적으로 차단하지 못했다면, 증거도 없이 암표가 의심된다는 이유로 신고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소연합니다.
이런 가운데, 암표 매크로를 탐지하고 차단하는 솔루션이 출시돼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트래픽 및 리소스 관리 솔루션 스타트업 에스티씨랩이 최근 공연 티켓 예매 등에 악용되고 있는 매크로를 탐지하고 차단할 수 있는 '엠버스터'(Mbuster)를 내놓은 것입니다.
엠버스터는 서버에 접속하는 악성 '봇'이 만들어 내는 매크로를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추적해 차단하는데, 사용자의 매크로 이용을 차단해서 콘서트는 물론 스포츠 경기, 기차표나 항공권 등 여러 분야에 피해를 일으키는 암표 문제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이 목표라고 에스티씨랩 측은 설명했습니다.
기존 매크로 차단 솔루션인 '정적 분석' 대신 '동적 분석'을 사용하는 게 특징이라는데, 정적 분석은 접속자의 과거 차단 내역과 전 세계 7만개 매크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매크로를 선제 차단하는 방식인 반면, 동적 분석은 접속자의 행동 패턴과 접속 기록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과거 데이터로는 찾아내기 어려운 매크로까지 추적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엠버스터 솔루션 개발 후 국내 여러 기업과 대학을 대상으로 실증사업을 진행한 결과, 한 항공사의 경우 전체 트랙픽의 29.7%,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공기업은 23.3%, 5개 대학교의 수강신청 기간 중 트래픽의 49.9%가 매크로 트래픽으로 확인됐다고 에스티씨랩은 밝혔습니다.
박형준 에스티씨랩 대표는 "공연과 명절 기차표는 물론 쇼핑몰 해킹, 피싱 금융사기, 대학교 수강신청에까지 매크로가 광범위하게 악용되고 있다"며 "다양한 문제를 유발하는 매크로를 추적하고, 차단할 수 있어야 산업의 피해는 최소화하고 공정성도 회복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솔루션과 함께 법도 빈틈없이 개선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윤동환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장에 따르면, 암표 처벌 규정이 담긴 경범죄처벌법은 오프라인 현장 거래만 규제할 뿐, 암표 매매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온라인 거래는 제재 대상이 아닌데, 법 자체가 수십 년 전에 만들어진 탓입니다.
근본적 해결책으로 경범죄처벌법 개정을 요구하는 정부 청원을 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하는 윤 회장은 "암표 매매 처벌 대상을 '흥행장, 경기장, 역, 나루터, 정류장' 등으로 한정한 낡은 경범죄처벌법부터 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여러 노력이 결실을 맺어 가수와 팬 모두 기분좋게 공연을 하고, 볼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국영호 기자]
이 때문에 지난 1월 2년 만에 공연하려다 암표 때문에 공연을 취소한 가수 장범준은 현대카드와 손잡고 블록체인 기술 등을 활용해 NFT(대체불가토큰) 티켓을 발행해 매크로 이용과 양도를 원천 차단하는 해결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가수 아이유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공연 티켓을 1인1매 구입으로 제한하고 있고, 성시경은 암표상을 잡은 과정을 리얼하게 공개해 박수를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마지막 공연을 앞둔 '가황' 나훈아 티켓도 매크로 암표가 의심돼 일부 팬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죠.
이런 가운데, 국회가 지난해 매크로를 이용해 암표를 판매한 사람을 징역 1년 이하 또는 벌금 1000만 원 이하로 처벌할 수 있도록 공연법을 개정해 어제(22일)부터 개정안이 시행됐습니다.
'매크로 암표'를 뿌리뽑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긴 하지만, 공연계에서는 이런 '매크로 암표'가 관련법 개정으로 쉽사리 사라지진 않을 것이란 지적도 합니다. 일차적으로 예매 당시 시스템에서 걸러내지 않으면 잡아내기 어려운 구조 때문인데, 티켓 예매 사이트는 매크로 사용이 의심되는 비정상적인 접근을 차단하고 있지만, 매크로 기술 역시 나날이 진화하고 있어 이를 원천 차단하기는 쉽지 않은 것도 현실입니다.
인터파크티켓 관계자는 "창과 방패 싸움이라고 할 만큼 매크로 공격이 다변화하고 있다"며 "차단 시스템을 지속해 고도화하는 것 외에도 본인인증 강화 등 다양한 방면에서 부정 예매를 방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 공연장 관계자는 "매크로 접속이 의심되는 사례들이 있지만, 이를 증명할 수는 없다"며 "예매 과정에서 기술적으로 차단하지 못했다면, 증거도 없이 암표가 의심된다는 이유로 신고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소연합니다.
에스티씨랩 제공
이런 가운데, 암표 매크로를 탐지하고 차단하는 솔루션이 출시돼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트래픽 및 리소스 관리 솔루션 스타트업 에스티씨랩이 최근 공연 티켓 예매 등에 악용되고 있는 매크로를 탐지하고 차단할 수 있는 '엠버스터'(Mbuster)를 내놓은 것입니다.
엠버스터는 서버에 접속하는 악성 '봇'이 만들어 내는 매크로를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추적해 차단하는데, 사용자의 매크로 이용을 차단해서 콘서트는 물론 스포츠 경기, 기차표나 항공권 등 여러 분야에 피해를 일으키는 암표 문제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이 목표라고 에스티씨랩 측은 설명했습니다.
기존 매크로 차단 솔루션인 '정적 분석' 대신 '동적 분석'을 사용하는 게 특징이라는데, 정적 분석은 접속자의 과거 차단 내역과 전 세계 7만개 매크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매크로를 선제 차단하는 방식인 반면, 동적 분석은 접속자의 행동 패턴과 접속 기록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과거 데이터로는 찾아내기 어려운 매크로까지 추적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엠버스터 솔루션 개발 후 국내 여러 기업과 대학을 대상으로 실증사업을 진행한 결과, 한 항공사의 경우 전체 트랙픽의 29.7%,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공기업은 23.3%, 5개 대학교의 수강신청 기간 중 트래픽의 49.9%가 매크로 트래픽으로 확인됐다고 에스티씨랩은 밝혔습니다.
박형준 에스티씨랩 대표는 "공연과 명절 기차표는 물론 쇼핑몰 해킹, 피싱 금융사기, 대학교 수강신청에까지 매크로가 광범위하게 악용되고 있다"며 "다양한 문제를 유발하는 매크로를 추적하고, 차단할 수 있어야 산업의 피해는 최소화하고 공정성도 회복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솔루션과 함께 법도 빈틈없이 개선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윤동환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장에 따르면, 암표 처벌 규정이 담긴 경범죄처벌법은 오프라인 현장 거래만 규제할 뿐, 암표 매매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온라인 거래는 제재 대상이 아닌데, 법 자체가 수십 년 전에 만들어진 탓입니다.
근본적 해결책으로 경범죄처벌법 개정을 요구하는 정부 청원을 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하는 윤 회장은 "암표 매매 처벌 대상을 '흥행장, 경기장, 역, 나루터, 정류장' 등으로 한정한 낡은 경범죄처벌법부터 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여러 노력이 결실을 맺어 가수와 팬 모두 기분좋게 공연을 하고, 볼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국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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