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7개월 전 '남기는 말'(변명문) 작성해 전달
김 씨 변호인 "변명문, 재판 과정에서 공개될 가능성 있다"
김 씨 변호인 "변명문, 재판 과정에서 공개될 가능성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흉기로 습격해 살인미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 모 씨의 공소장을 MBN이 단독 입수했습니다.
김 씨는 지난달 29일 살인미수 혐의에 더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추가해 재판에 넘겼습니다.
검찰은 또 김 씨의 범행을 도운 70대 A 씨도 살인미수 방조, 공직선거법위반 방조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A4지 8쪽 분량 '변명문' 범행 7개월 전 작성…한 차례 수정 후 지인에게 전달
MBN이 입수한 검찰의 공소장을 보면 김 씨가 범행 후 체포될 당시 지니고 있었던 '남기는 말' 이른바 '변명문'의 작성 시점이 적시됐습니다.
살인미수 방조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A 씨는 김 씨와 10년 넘게 이웃으로 지낸 사이였습니다.
김 씨가 범행을 결심한 건 지난해 5월, 김 씨는 A 씨에게 "이재명을 이대로 두면 대통령이 될 것 같은데, 그런 꼴을 못 본다."며 "사법부가 전혀 의지를 보이지 않아 내가 처단하겠다"는 말했습니다.
A 씨는 "알겠다. 내가 그런 거 못 해주겠냐"며 흔쾌히 김 씨의 부탁을 승낙했습니다.
김 씨는 A 씨에게 범행 결의와 이유 등을 적은 이른바 '남기는 말'이란 제목이 A4지 5쪽 분량의 글을 대형봉투에 넣어 전달했습니다.
범행 결심한 김 씨는 기회를 엿보고 있다 지난해 6월 메모 사진과 함께 "내용이 조금 바꿨다"는 메시지를 A 씨에게 전달하고, 3개월 뒤인 지난해 9월 메모 사진을 SNS 메시지로 보냈습니다.
수정된 '남기는 말'은 A4지 8쪽 분량으로 늘어났고, A 씨는 이를 보관하고 있었다는 상세한 내용이 공소장에 담겼습니다.
"어떻게 결제하는 모르겠다. 대신 결제 좀…." …범행 사용한 등산용칼 대리 구매
김 씨가 범행을 결심한 건 지난해 4월입니다.
이재명 대표의 외부행사 일정 등 범행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던 김 씨는 흉기를 구입합니다.
범행에 사용할 흉기를 구입한 김 씨는 손잡이를 개조하고, 날을 예리하게 갈았다고 검찰은 밝혔습니다.
김 씨는 흉기를 구입하기 위해 지인에게 "인터넷에서 등산용 칼을 사려고 하는데, 어떻게 결제하는지 모르겠다"며 "대신 결제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김 씨는 "손잡이는 검은색으로 주문해 달라"며 인터넷 쇼핑몰의 링크 주소를 SNS 메시지로 지인에게 보냈고, 10만 원을 송금한 내용이 공소장에 담겼습니다.
범행에 사용할 흉기를 대리 구매한 건 구입경로를 숨기려는 의도로 추정됩니다.
MBN 뉴스7 화면 캡처
'변명문'에 어떤 내용 담겼나?…변호인 "20일 공판준비기일에 자세히 입장 밝히겠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흉기 습격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김 씨가 작성한 '변명문'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김 씨가 작성한 변명문에는 "사법부 내 종북 세력으로 인해 이 대표에 대한 재판이 지연돼 이 대표를 단죄하지 못하고 곧 있을 총선에 공천권을 행사하면 좌경화된 세력들에게 국회가 넘어간다"며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좌파 세력들에게 넘어가게 되니 이를 저지하기 위해 범행을 했다. 이러한 자신의 의지를 알려 자유인들의 구국 열망과 행동에 마중물이 되고자 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공소장을 보면 피고인의 변호인은 부산에 있는 법무법인PK 소속 변준석 변호사로 확인됐습니다.
변준석 변호사는 "사건의 특성, 민감한 주요 관심 사건임을 이유로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의 입장, 재판 진행 예측 사항 등에 대해서는 밝히기 어렵고, 오는 20일 공판준비기일에 자세히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변 변호사는 "피고인이 남긴 이른바 변명문 공개 여부에 대해서도 그 내용의 민감성에 비추어 원칙적으로 공개해 줄 수 없지만. 추후 재판 과정에서 공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변준석 변호사는 수임 경위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직접 선임한 것이 아닌, 가족이 대신 선임한 것이다"며 "일부 유튜브들이 피고인의 가족 주거지나 회사를 기습적으로 찾아가 취재 요청을 하는 등으로 인해 가족들이 심한 피해를 입고 있다며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 안진우기자 tgar1@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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