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육가공업체 화재 진압 중 숨진 故김수광 소방장
유족 "효심 깊은 막내아들…부모님 위해 1시간 거리 통근"
오늘 발인…박수훈 소방경과 함께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
"그날따라 아침에 식사를 해야겠다면서 밥을 달라길래…"유족 "효심 깊은 막내아들…부모님 위해 1시간 거리 통근"
오늘 발인…박수훈 소방경과 함께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
경북 문경시의 육가공업체 화재 진압 중 순직한 고(故) 김수광(27) 소방장의 아버지 김모 씨가 아들과 함께한 마지막 시간에 대해 어렵게 입을 열었습니다.
김 씨에 따르면, 김 소방교는 화재가 발생한 지난달 31일 아버지와 마지막 아침 식사를 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김 씨는 "아내가 차려준 밥과 국을 수광이랑 함께 먹고 출근길에 보냈다"면서 "안전하게 근무하라고 인사했고 아들이 '아빠 갑니다'라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게 이들 부자의 마지막 대화였습니다.
고(故) 김수광 소방장 생전 프로필 사진 / 사진 = 유족제공
유족들은 김 소방장이 효심 깊은 막내아들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구미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았던 김 소방장은 문경소방서로 발령이 난 이후에도 거처를 옮기지 않았습니다. 누나가 결혼했는데 자신마저 떠나면, 부모님이 눈에 밟힐 것이라는 이유로 힘든 통근을 결심한 겁니다.
그는 수년간 문경에서 구미까지 1시간 거리를 매일 출퇴근했습니다.
한 유족은 "수광이가 그렇게 소방관이 되고 싶어 했는데 합격하고 좋아하던 그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며 "젊은 소방관들을 위해서 더 안전한 근무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2일 경북 문경소방서에 마련된 고(故) 김수광(27) 소방장과 박수훈(35) 소방교의 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한편, 오늘(3일) 오전 문경장례식장에서는 김 소방장과 박수훈(35) 소방교의 발인식이 침통한 분위기에서 엄수됐습니다.
장례식장은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한 검은 상복 차림의 유가족, 친구, 동료 등으로 가득했습니다.
경북도청장으로 치러지는 두 소방관의 영결식은 이날 오전 10시쯤 유가족과 기관·단체장, 동료 소방공무원, 조문객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경북도청 동락관에서 엄수됐습니다.
고인에 대한 묵념을 시작으로 1계급 특진과 훈장 추서, 영결사, 조사, 고인에게 올리는 글 낭독 순으로 진행되며 영결식이 끝난 후에는 국립대전현충원으로 이동해 안장됐습니다.
고인들의 고향인 경북 구미·상주소방서와 문경소방서, 경북도청 동락관 등 4곳에 설치된 분향소는 오는 5일까지 운영됩니다.
소방청은 고인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기 위해 오는 7일까지 애도 기간으로 정하고 이날까지 조기를 게양하기로 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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