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유튜버 "'노량진 검은 대게' 썩은 게 아닐 수도"

"대게 살이 산소와 맞닿아 산화하면서 흑변…신선도 문제 없어"

고등학생에게 검게 변한 이른바 '썩은 대게'를 팔아 논란이 된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이 영업을 잠정 중단하고 상인징계위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수산물 전문가는 썩은 대게가 아닐 수도 있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어류 칼럼니스트 김지민씨는 어제(2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입질의 추억'에서 지난달 말 논란이 됐던 '노량진 썩은 대게 사건'에 대해 다루며 "썩은 게 아닐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논란이 된 대게의 사진을 보면 검게 변한 부분은 모두 산소가 드나들고 맞닿는 부분인데, 대게 살이 바깥 공기와 맞닿아 산화되면서 흑변됐다는 게 김씨의 주장입니다.

김씨는 "대게나 킹크랩에는 아미노산의 일종인 티로신이라는 물질이 있고, 체액과 피에는 티로시네이스라는 물질이 있다"며 "이 두 물질과 산소가 서로 작용을 해서 산화를 일으키면 검게 멜라닌 색소가 침착되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씨는 "그래서 관절, 갈라진 틈새 등 유독 산소와 맞닿는 부분이 먼저 까매진 것"이라며 "이러한 흑변 현상은 대게를 자주 먹는 일본에서도 과거 문제가 됐지만 오해가 풀렸다"고 밝혔습니다.

김씨는 평생 대게를 팔아온 상인들도 이러한 현상을 모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씨는 "보통 대게는 수조에 넣고 95% 이상은 산 채로 판매하며, 손님이 주문하면 찜통에 넣는다"며 실온에 방치하지 않을 경우 흑변현상을 볼 일이 거의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씨는 난로, 온풍기 등으로 실온이 높으면 2~3시간만에 흑변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며 "원래 흑변현상이 있던 게를 샀을 수도 있고, 학생이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하면서 버스, 지하철 내 높은 온도로 흑변현상이 일어났을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추정했습니다.

김씨는 이어 흑변현상이 생겨도 외관상 문제만 있을 뿐, 신선도에는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생선 비린내 등 악취가 났다는 글쓴이의 주장에 대해서는 "대게는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비린내를 풍긴다"며 "썩었을 때는 암모니아 냄새나 시큼한 냄새가 난다"고 설명했습니다.

[김혜균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catfis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