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제조 '다목적 5S 냉장고'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에 기증
"가치 알아주는 곳에 기증하기로 결정…의미 있게 활용되길"
"가치 알아주는 곳에 기증하기로 결정…의미 있게 활용되길"
40년 가까이 한 가족의 먹거리를 책임진 삼성전자[005930] 냉장고가 다시 삼성전자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오늘(24일) 삼성전자 뉴스룸에 따르면 이숙희 씨는 가족과 함께 사용해 온 1985년 제조 삼성 '다목적 5S 냉장고'를 최근 삼성전자 전자산업사 박물관인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에 기증했습니다.
이 냉장고는 이 씨 부모님이 세 평 짜리 단칸방에서 신혼을 시작하면서 혼수로 구매해 1986년부터 사용해 온 제품으로 알려졌습니다.
먹고 살려면 가장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해 넉넉지 않은 형편에도 큰맘을 먹고 부모님이 냉장고를 구매하신 것 같다고 이 씨는 전했습니다.
냉장고는 탄탄한 내구성으로 4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3대에 걸쳐 가족과 함께 해왔습니다. 단순한 가전제품을 넘어 삶의 동반자였습니다.
이 씨는 "어릴 때 냉장고를 열면 항상 유리병에 든 오렌지 주스가 있었던 기억이 난다"며 "부모님이 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사용하기 시작해 지금은 우리 아이들에게도 '외갓집 간식 냉장고'로 통한다"고 말했습니다.
'1985년생' 다목적 5S 냉장고는 최신 삼성전자 비스포크 냉장고의 기능과 디자인을 닮아 눈길을 끕니다.
1980년대 삼성전자 '다목적 5S 냉장고'를 소개하는 신문광고 모습 / 사진 = 연합뉴스
소비자가 원하는 색상과 소재를 선택할 수 있는 맞춤형 디자인, 식재료 신선도 유지를 위한 멀티 팬트리와 맞춤 보관실 등이 닮은 꼴입니다.
내부 온도조절기를 조작해 냉동실을 냉장실로 바꿔 사용하거나, 필요에 따라 냉장실 전원만 꺼서 에너지를 절감하는 기능도 요즘 냉장고와 비슷합니다.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32년간 냉장고 기술 개발을 담당한 서국정 기술컨설턴트는 "다목적 5S 냉장고는 냉동실을 냉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스포크 개인 맞춤형 기능의 시초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를 시작으로 삼성전자 가전에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다양한 기능이 개발돼 적용돼 왔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기증자 이 씨는 한 영화 제작사에서 촬영 소품으로 이 냉장고를 구매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3대에 걸쳐 함께한 냉장고의 가치를 알아주는 곳에 기증해 추억을 간직하는 것이 더 뜻깊을 것 같아 기증을 결정했다고 합니다.
이 씨는 "나중에 자녀들과 함께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에 방문하면 이 냉장고를 보고 무척 반가워할 것 같다"며 "부모님 세대부터 아이들까지 함께 사용한 냉장고가 이제 더 많은 사람을 위해 의미 있게 활용되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승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iuoooy3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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