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애가 돈을 함부로"…생일 꽃바구니 건넨 아들 폭행한 계모

알고도 묵인한 친부와 함께 재판 넘겨져

초등학생 형제를 쇠자 등으로 상습 학대한 40대 계모와 이를 알고도 묵인한 40대 친부가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어제(5일) 수원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아동복지법위반(상습아동학대) 혐의로 40대 계모 A씨를 구속 기소하고 40대 친부 B씨를 불구속기소했습니다.

A씨는 2021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경기도 주거지에서 초등학생 형제 C군과 D군을 쇠자 등으로 때리는 등 23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신체·정서학대 및 방임한 혐의를 받습니다.

조사 결과 A씨는 첫째 C군이 생일 선물로 꽃바구니를 사 오자 "어린애가 돈을 함부로 쓴다"며 쇠자로 손바닥을 수 회 때리고, 둘째 D군을 침대에 눕혀 얼굴을 때려 코피가 나게 하는 등 상습 폭행했습니다.

A씨는 크리스마스이브인 지난해 12월 24일엔 "더는 키우기 힘들다"며 C군 형제를 집에서 쫓아내기까지 했습니다.

아울러 "밥 먹을 자격 없다"는 이유로 밥을 먹지 못하게 하거나, 폭행으로 인해 멍이 크게 들면 학교도 보내지 않았습니다.

B씨 역시 9차례에 걸쳐 A씨의 범행을 알면서도 묵인하거나 함께 자녀를 때린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사건 수사는 집에서 쫓겨난 아이들의 연락을 받은 친척이 112에 신고하며 시작됐습니다.

학교 측 역시 아이들이 다른 학생보다 급식을 많이 먹거나 멍이 들어 오는 점 등을 이상하게 생각해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했습니다.

A씨는 범행 일부를 인정하면서도 "아이를 키우며 훈육하던 중 발생한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현재 이들 형제는 친척이 보호 중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 아동들에 대해 경제적, 심리적 지원을 하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다빈 디지털뉴스 기자 chung.dabi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