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양육 이력 있는 30대 미국인 여성에게 입양
몸통에 화살이 관통된 채로 발견됐던 유기견 '천지'가 1년여 만에 새 가족을 찾아 뉴욕으로 떠납니다.
오늘(29일) 동물보호단체 '혼디도랑'은 천지가 이날 오후 8시 35분쯤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대한항공 KE081편을 타고 미국 뉴욕으로 떠난다고 밝혔습니다.
천지는 뉴욕에 거주 중인 30대 미국인 여성에게 입양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여성은 과거에도 유기견을 키웠던 이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김은주 혼디도랑 대표는 "입양 희망자가 2명 있었는데, 한 달간 심사를 거쳐 최종적으로 입양 보낼 곳을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천지는 그동안 경기지역 한 동물훈련소에서 학대 트라우마 극복 훈련 등을 받으며 새 가족을 맞이할 준비를 했습니다.
지난 22일 입양이 결정되고 나서는 23일 제주로 와 한 동물병원 측의 후원으로 치과 치료도 마쳤습니다.
8세로 추정되는 천지는 오랜 떠돌이 생활로 이빨이 모두 썩어 현재는 송곳니 한 개만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김 대표는 "천지 소식을 접한 많은 분들이 함께 마음 아파하고 관심을 가져 주어 입양까지 가게 됐다"며 "천지 사례를 계기로 동물학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더욱 커졌으면 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22년 8월 당시 화살이 몸에 꽂힌 채 힘겹게 걸어가는 천지. / 영상 제공 = 제주서부경찰서
천지는 지난 2022년 8월 26일 오전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 마을회관 인근에서 몸통 부분에 화살이 박힌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약 7개월 간 인력을 480여 명 투입해 지난 4월 천지를 향해 화살을 쏜 40대 남성 A씨를 검거했습니다.
A씨는 천지가 발견되기 전날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에 있는 자신의 비닐하우스 옆 창고 주변을 배회하던 천지를 향해 카본 재질의 70㎝ 길이 화살을 쏴 맞혔습니다.
조사 결과 A씨는 들개들이 자신이 사육하고 있는 닭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이유로 홰외 직구로 화살을 구입했습니다.
경찰은 다만 당시 천지가 A씨의 닭에게 피해를 주던 상황은 아니었다고 전했습니다.
[정다빈 디지털뉴스 기자 chung.dabin@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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