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새우라고?"…유명 햄버거 속 이물질 논란

업체 "새우의 죽은 세포가 검게 변한 것"
고객 "머리카락 식감이고, 씹어도 안 끊어졌다"

유명 햄버거에서 머리카락처럼 보이는 이물질이 발견됐으나 업체는 이가 새우라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오늘(2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50대 A씨는 지난달 15일 오후 10시쯤 집 근처 유명 햄버거 체인에서 새우 패티가 들어간 세트 메뉴 1개를 배달시켜 먹었습니다. 그런데 햄버거를 절반 정도 먹던 중 식감이 이상해 살펴보니 3cm 길이의 검은색 머리카락 모양의 이물질이 패티에 박혀있었습니다. A씨는 즉시 매장에 연락했고 업체는 다음날 원인을 파악해 보겠다며 A씨 집을 방문해 문제의 햄버거를 수거해 갔습니다.

업체는 이물질을 태국의 패티 납품업체에 보내 1개월여간 분석한 후 지난 20일 A씨에게 분석 결과를 전달했는데, 그 결과가 흥미롭습니다.

이물질은 예상과 달리 새우살의 죽은 세포가 변형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물질을 현미경으로 확대해 보니 머리카락과 달리 겉면에 티끌 같은 것이 없었으며 끝부분이 튜브같이 생겼고 동그랗게 잘려진 단면이 보였습니다. 또 실험실에서 화학적으로 검사한 결과 머리카락 성분인 케라틴이 아니고 단백질인 프로틴으로 분석됐다고 합니다. 따라서 길고 검은 이물질이 새우로 만들어진 패티에서 나왔기 때문에 머리카락이 아닌 새우의 단백질 세포가 변색, 변형됐을 것이라는 결론이 내려진 바 있습니다.

업체는 고객이 전달한 새우살 내 검은 물질은 새우의 죽은 세포(dead cell)로 갑각류나 해산물에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인데, 그 형태나 색의 진하기는 다양하게 나타난다면서 죽은 세포는 세포가 본연의 기능을 잃은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A씨는 이번 조사 결과를 믿기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그는 "햄버거를 먹을 때 식감이 분명히 머리카락과 같았고 씹히지도 않았다. 새우의 죽은 세포가 머리카락처럼 길고 검게 변해서 잘 끊어지지도 않았다는 게 이상하다. 어이없는 답변에 화가 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블랙컨슈머로 의심받기 싫어 이물질을 패티에서 조금 빼다가 말았다. 햄버거를 먹은 후 속이 불편해 한의원을 찾아 3천 원짜리 약을 4번 먹었다. 그런데 업체는 한 달이 지나 믿기 어려운 결과를 내놓았다. 그렇다면 그 머리카락 같은 이물질을 먹어도 된다는 것이냐"고 반발했습니다.

업체 관계자는 "검은 물질이 새우살의 일부라는 점은 현미경검사, FTIR(Fourier Transform Infrared, 적외선 분광법 조사) 등을 통해 확인했다. 성분도 분석했으나 분명히 머리카락이 아니었다. 납품업체에는 새우살을 검수하고 패티를 제조할 때 위생을 강화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박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akjy785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