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의 발전으로 언론 분야에서도 AI 활용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MBN에서는 챗GPT를 활용해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보는 [일문Chat답]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사고와 논쟁들을 AI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고,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는지 [일문Chat답]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2020년 12월, 온 나라를 분노에 휩싸이게 했던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이 출소했습니다.
경기 안산에서 초등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후 중상을 입힌 조두순은 12년 간의 복역을 마치자마자 다시 안산으로 돌아왔습니다.
인근 주민들은 물론 아직 근처에 거주 중이던 피해자와 그 가족은 불안을 호소했습니다.
피해자와 가족들은 결국 조두순을 피해 멀리 이사를 가야 했습니다.
경찰과 안산시는 CCTV를 늘리고 특별치안센터를 설치하는 등의 대책을 내놨으나 지역 주민들의 공포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작년 10월 미성년자 12명을 추행하고 성폭행한 김근식의 출소 소식에 여론의 반발은 더욱 거세졌습니다.
결국 검찰이 출소를 하루 앞두고 김근식의 과거 성범죄를 추가 발견해 논란은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이렇듯 고위험 성범죄자가 출소할 때마다 두려움에 떨어야 하는 건 지역주민입니다.
고위험 성범죄자 거주시설 제한하는 '한국형 제시카법'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10월 24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고위험 성범죄자 거주지를 제한하는 이른바 '한국형 제시카법' 입법 예고와 관련한 설명을 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사회적 논의가 지속되자 미국의 '제시카법'이 새로운 대안책으로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005년 플로리다 주에서 성범죄 전과자에게 성폭행당한 뒤 참혹히 살해당한 9살 소녀의 이름을 딴 제시카법은 성범죄 전과자가 학교와 같은 아동 이용시설 주변에서 살지 못하게 하는 내용을 담습니다.
지난 10월 24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종합 국정감사에서 고위험 성범죄자 거주지 제한법, 이른바 '한국형 제시카법'을 입법 예고했습니다.
한국형 제시카법은 13세 미만 아동 성범죄자, 3회 이상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전자 감독 대상자 중 부착 원인 범죄로 10년 이상의 선고형을 받은 자 등 고위험 성범죄자들의 거주지를 국가운영시설로 제한합니다.
미국에 비해 국토가 좁고 수도권 등 일부 지역에 인구가 밀집된 우리나라의 인구 특성상, 일정 범위 내에 성범죄자가 살지 못하도록 하는 미국과 달리 특정 시설에서만 살게 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일각에서는 새롭게 도입될 한국형 제시카법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주거 시설이 지어지는 지역 거주민들의 반발이 있을 뿐 아니라, 범죄자들의 거주 이전의 자유를 침해해 이중 처벌이 야기될 수 있다는 게 이유인데요.
오히려 성범죄자들끼리 모여 슬럼 지역을 형성하고 지역 사회에서 낙인이 찍혀 재범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의견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챗GPT "성범죄 감소에 도움…범죄자 제어 증가로 사회 안전 강화"
사진 =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
한국형 제시카법이 성범죄 감소의 해결 방안이 될지, MBN은 대화형 인공지능(AI)서비스 챗GPT에 물어봤습니다.
챗GPT는 연구 결과에 따라 다르긴 하나 고위험 성범죄자에 대한 성범죄 감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한국형 제시카법이 '성범죄자들에 대한 감시 및 제어 증가', '거주지 제한으로 인한 사회 안전 강화' 등의 이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인데요.
그러면서 챗GPT는 거주지 제한과 함께 재범 예방 프로그램들이 시행되어야 하며, 성범죄자 개인의 인권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성범죄자 등록 주소와 실거주지 다를 때 문제점 해결" vs "이중 처벌 우려되기도"
지난 2022년 11월 1일 경기 화성시에 위치한 연쇄 성폭행범 박병화의 자택 앞에서 지역 시민들이 박병화의 퇴거를 요구하고 있다. / 사진 = MBN
전문가들은 한국형 제시카법 도입 시 한 시설에 모여 살기 때문에 고위험 성범죄자 동향 파악에 대한 어려움 감소를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성범죄자 알림이(e) 사이트에 공개된 등록 주소와 실거주지가 다른 경우 생기는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한국형 제시카법에 대해 "전자발찌를 부착했을 때 성범죄자의 자택에서 발생하는 성폭행은 막을 수 없다"며 환영 의사를 냈습니다.
이 교수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대다수의 성범죄자들은 가족에게 지원을 받지 못하며 경제력을 갖지도 못한다"며 "한국형 제시카법은 고위험 성범죄자들의 갱생보호의 연장선상에서 주거지를 제공하는 복지제도가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과거 위헌 결정이 난 보호감호제(재범 위험 출소자를 일정 기간 별도의 시설에서 격리하는 제도)와의 유사성을 지적하며 이중 처벌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한 장관은 "현재 단계에서 거주시설의 위치·형태가 언급되면 건설적인 논의 진행은 불가능할 것이다"며 "당연히 논란도 예상했지만, 그럼에도 필요한 법이라고 생각한다"고 한국형 제시카법에 대한 세밀한 법안 논의를 약속했습니다.
한 장관은 그러면서 "이 법의 필요성에 대해 1년 이상 연구했다"며 "완벽한 방안은 없었고, 최선의 방안을 낸 것"고 덧붙였습니다. 고위험 성범죄자의 지역사회 복귀는 매번 뜨거운 논란이 되는 만큼,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과 함께 한국형 제시카법의 '최선의 방안'을 찾는 것이 필요합니다.
[정다빈 디지털뉴스 기자 chung.dabin@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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