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복통으로 지난 16일 세상 떠나
지난 6월 서울어린이대공원에 반입돼 얼룩말 '세로'와 합사했던 그랜트얼룩말 '코코'가 지난 16일 돌연 폐사했습니다.
6월 21일 광주광역시 우치공원에서 서울어린이대공원으로 전입 온 코코(암컷)는 지난 3월에 탈출했던 세로(수컷)와 함께 새내기 커플로 시민의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코코와 세로는 6월 전입 이후 체취를 맡고 얼굴을 익히는 등 단계별 친화훈련을 통해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었으며, 지난 7월부터는 부쩍 가까워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지난 10월 11일 아침 복부가 팽대해 일어나기 어려운 상태임이 확인됐습니다. 대공원 동물원 수의사와 사육사들은 말 전문병원과 타동물원 등 관계기관과 긴밀히 자문하고 협력하며 치료했지만, 코코는 5일 만에 숨을 거뒀습니다.
사인은 산통에 의한 소결장 폐색 및 괴사였습니다.
말의 산통(colic)은 위장관 운동의 이상으로 배에 경련이 오는 등 복통을 뜻하며, 말에게 가장 흔한 질병 중 하나입니다.
말은 해부학적으로 장을 잡아주는 장간막이 잘 발달되지 않아 장이 쉽게 꼬이거나 움직일 수 있는 예민한 동물입니다. 또한 빨리 달려야 하는 특성으로 위가 작고 소화의 대부분이 대결장에서 이루어져 변비 산통도 발생하기 쉽습니다.
전문가에 따르면 말과 달리 얼룩말 야생동물은 특성상 증상발현이 늦으며, 임상증상을 보이지 않을 경우 사전에 진단이 쉽지 않습니다.
서울대 수의과대학 이인형 교수는 “질병 발생 후 야생동물임에도 최대한 처치를 실시한 것으로 보이나, 안타깝게도 야생동물 특성상 질병의 진행 정도나 수술 등 예측이 어려워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증상이 있던 11일 전날에도 코코는 평상시처럼 방사장에서 특이사항 없이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의사인 조경욱 동물복지팀장(수의사)은 “코코에게서 평소 증상이 보이지 않았고 담당사육사 최초 증상 확인 후 사망시까지 동물원 의료진들의 118시간의 헌신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사망하게 되어 너무나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어린이대공원 손성일 원장은 “향후 동물원 진료 및 사육관리 등을 포함한 더욱 강화된 대책을 세우고, 전문가들의 동물복지정책을 종합적으로 수렴․반영하여 개체수에 맞춰 동물원 면적을 넓히는 동물원 재조성사업을 조기에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김혜균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catfis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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