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한 콘텐츠 추구, 조회 수·댓글 때문
"정책 홍보와 정확한 정보 전달이라는 본래 목적 잊지 말 것"
"정책 홍보와 정확한 정보 전달이라는 본래 목적 잊지 말 것"
최근 일부 지방자치단체 공식 유튜브 채널에 여러 홍보 영상이 올라오는 가운데 영상 내용의 일부가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지역 홍보라는 본질은 외면하고 재미만을 추구해 '무리수'를 뒀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의 공식 유튜브 채널의 한 영상에서 한 여성이 "야, 너네 촌스럽게 건물들 좀 그만 쳐다봐. 완전 시골에서 온 사람들 같아 보이거든?"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또한 "건물들이 반짝반짝하고 사람도 많잖아? 킁킁, 뭔가 비싼 냄새가 나는 것 같아"라는 장면도 있었습니다.
이는 누리꾼들의 반발을 샀고 결국 해당 영상은 비공개 처리됐습니다.
지난 17일 충주시가 올린 영상에서는 충주시 '홍보맨'으로 유명한 한 주무관과 대학생이 대화를 나누던 중 나온 갤럭시(삼성전자 스마트폰) 관련 발언이 논란을 빚었습니다.
해당 영상에서는 "갤럭시 어떠냐. 갤럭시 쓰는 남자", "제 친구가 (남자로부터) 번호를 따였는데, 상대방 휴대전화가 갤럭시여서 좀 당황했다더라"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이에 누리꾼들은 영상 내용이 갤럭시 사용자를 비하·희화화하는 데다가 충주시 홍보와 아무 관련이 없다는 지적이 쏟아졌습니다.
해당 대학생에 대한 비난까지 이어지자 결국 충주시는 영상을 삭제했습니다.
지자체들이 재미만을 추구하는 아슬아슬한 콘텐츠를 추구하는 것은 조회수와 댓글 때문입니다.
조회 수와 댓글에 따라 지자체들의 홍보 성과가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재미가 조회수 상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충주시 유튜브 채널의 '공무원 관짝춤' 동영상은 조회수가 900만 회에 육박하며, 채널 구독자는 44만 3000명으로 전국 지자체 중 1위를 차지했습니다.
충주시 영상들이 큰 인기를 얻자 전국 지자체가 너도나도 나서 홍보 콘텐츠의 오락성 경쟁에 뛰어드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자체 SNS의 본래 목적을 잊으면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개인 유튜버들은 오락성 추구가 유일한 목적이지만, 이와 달리 지자체 SNS는 정책 홍보와 정확한 정보 전달이 본래 목적입니다.
따라서 부적절한 내용으로 물의를 빚을 경우 당초 홍보하려던 정책 내용이 묻혀버리는 역효과가 나기도 합니다.
이에 공무원들의 새로운 시도를 위축시키지 않으면서 논란 없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공무원 한 사람의 역량에만 의존하지 말고, 조직이 홍보물 제작부터 검토까지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민호 한국행정연구원 규제정책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평가가 좋으면 조직의 성과로, 문제가 생기면 개인의 잘못으로 돌리는 조직문화를 버리고 조직 차원에서 최소한의 검수를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장나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angnayoungn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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