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내 괴롭힘 못 버텨요" 유서 남긴 장애인 지원기관 팀장

노조와 유조 "가해자 처벌해야"…단체 대표 "피해의식"

직장 내 괴롭힘을 받고 유서를 남긴 50대 여성이 숨지자 노조와 유족이 가해자 처벌을 요구하며 발 벗고 나섰습니다.

오늘(6일) 민주노총 전국정보경제서비스연맹 다같이유니온은 인천적십자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단체는 "고인이 남긴 유서를 바탕으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법적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단체와 유족에 따르면 인천 모 장애인활동 지원기관의 팀장인 A(52 여)씨는 그제(4일) 오전 10시쯤 근무지인 연수구 8층 건물에서 떨어져 숨졌습니다.

A씨는 자신이 근무하던 단체의 이사와 대표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을 받았다는 내용을 유서에 적었고 "그만할 때가 된 것 같아요. 너무 지치고 힘들고 피곤하네요"라고 남겼습니다.

노조는 "장애인의 권익을 옹호하고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 활동한다고 명시한 장애인단체가 지속적인 괴롭힘으로 노동자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며 "법인 설립 취지를 역행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인천시는 법인 승인을 취소하고 연수구는 장애인 활동 지원기관 지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A씨의 유족도 "고인의 시신을 적십자병원에 안치한 채 철저한 진상규명과 가해자가 법적 처벌을 받을 때까지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해당 장애인 단체 대표는 "업무상 미숙하거나 잘못된 부분을 지적한 적은 있지만 직장 내 괴롭힘을 한 적은 없었다"며 "우울증을 앓았던 고인이 막연하게 저에 대한 피해 의식이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맞섰습니다. 이어 "객관적 상황을 보지 않고 몰아가서 너무 힘들다. 앞으로 관련기관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sugykk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