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부산 부산진구 한 아파트 발생한 화재로 하루아침에 어머니와 남편을 잃은 베트남 국적 이주 여성 A 씨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습니다. 현재 A 씨는 이 사고로 중상을 입어 병원에 입원한 아들을 돌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이가 너무 아파요…."
A 씨가 살던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A 씨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전화를 걸었지만, 돌아온 대답은 이것뿐이었다"고 어제(11일) 말했습니다.
그는 "A 씨에게 여러 질문을 해도 사건의 충격 때문인지 이 말만 반복하더라"면서 "주변에 아기 울음소리가 계속 들렸는데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했습니다.
이어 "현 시점에서 계속 필요한 게 무엇인지 물어보는 것조차 죄송스럽게 느껴져 나중에 다시 연락드리겠다고 일단 끊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평소 A 씨와 왕래가 있었던 한 이웃은 "A 씨는 시장에서 장사도 하다 보니 어눌하지만, 기본적인 한국어 소통은 할 수 있었다"며 "현재 상황에선 충격이 심해 사람들과 대화도 어려운 상태인 듯하다"고 덧붙였습니다.
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부산의 한 아파트 화재 현장. / 사진 = 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지난 9일 오후 이 아파트 7층에서 불이 나 베란다로 피신한 B(40대) 씨와 아들(3세), B 씨 장모(베트남·50대)가 1층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이 사고로 B 씨와 B 씨 장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고, 아들은 크게 다쳐 치료받고 있습니다.
아파트 입주민과 행정당국은 외딴 나라에서 아들과 단둘이 남겨진 A 씨를 위한 도움의 손길을 보낼 방법을 모색 중입니다.
특히 이들 부부가 인근 시장에서 과일 가게를 운영하며 성실히 생계를 이어온 데다가 손자를 돌보기 위해 한국에 온 A 씨 모친까지 숨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변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습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는 참여를 원하는 입주민을 대상으로 모금 운동을 벌이는 방안을 논의 중입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현재 입주민을 대상으로 이번 화재로 인한 피해 신청을 받고 있는데, 마무리 되면 대로 본격적인 지원 논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부산진구와 부산진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도 협의를 통해 행정적 지원에 나설 계획입니다.
부산진구 관계자는 "구 차원에서 장례식을 치르는 과정 등에 도움을 줄 만한 행정적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B 씨와 B 씨 장모의 빈소는 아직 차려지지 않은 상태로, 경찰 등 관계 당국에서 부검을 마무리하는 대로 장례가 치러질 예정입니다.
[김가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ke39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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