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호선에서 흉기 휘두른 50대 남성 구속 기소

검찰 "강력한 처벌로 유사범죄 막을 필요성 커"
"은둔형 외톨이지만,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는 아냐"

서울 지하철 2호선 열차 내에서 흉기를 휘둘러 승객들을 다치게 한 남성이 구속 기소됐습니다.

서울서부지검은 오늘(8일) 홍모(51) 씨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습니다.

홍 씨는 지난달 19일 낮 12시 30분쯤 홍대입구역에서 합정역 방향으로 달리던 2호선 열차 안에서 8㎝ 길이의 열쇠고리형 소형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습니다.

이 사건으로 대만 국적의 남성 등 총 2명이 얼굴에 상처를 입었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피해 승객과 근처 시민들이 제압한 A 씨를 합정역에서 체포하고, 지난 24일 구속송치했습니다.

검찰은 A 씨가 피해망상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했습니다.

앞서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타인이 자신을 공격하려 했다"는 진술을 했고, 압수된 홍 씨의 노트에는 '범죄회사가 나를 공격하려 한다'는 취지의 메모가 다수 발견됐습니다.

홍 씨는 과거 정실질환 진단을 받아 치료를 받은 기록이 있으며 2019년 1월부터 치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탐문 수사 결과, 홍 씨는 가족 없이 홀로 지내며 이웃과도 교류하지 않은 이른바 '은둔형 외톨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휴대전화를 개통한 적이 없고 인터넷 검색도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검찰은 A 씨가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른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A 씨의 자필 노트를 보면 그가 범행 경위와 내용, 행위에 따른 책임을 판단할 수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의 범행도구처럼 작은 위험물은 지하철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파악되기 어렵고 사회적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며 "강력한 처벌로 유사범죄를 막을 필요성이 크다"고 기소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한편, 수사 및 피해자 지원 전담팀을 운영해 사건 처리 전에 피해자들의 의료비와 긴급 생계비 등을 지급했습니다.

외국 국적의 피해자에 대해서도 피해자 지원 절차와 의료비 수령 방법을 안내받을 수 있도록 통역 지원 조치를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