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딸 영원히 분리해야 한다는 생각에 범행" 진술
친딸을 성추행한 남편을 흉기로 찌른 40대 여성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습니다.
오늘(25일) 대구지법 제11형사부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46살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A씨는 지난 6월 23일 오전 0시 45분쯤 잠들어 있던 남편 B씨의 양쪽 눈을 미리 준비한 흉기로 찔렀으며, 잠에서 깨어난 B씨의 머리 등에 수 차례 휘둘렀습니다.
B씨는 3주 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고 사망하지 않아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조사 결과 A씨는 6월 21일 딸이 B씨로부터 성추행당한 것을 알게 돼 B씨를 살해하려 마음을 먹었습니다.
A씨는 그 다음날 B씨에게 이를 추궁했고, B씨는 이를 인정하며 용서를 구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조사에 따르면 A씨는 B씨를 용서하고 같이 지내기로 했으나, 주거지 안방에서 잠든 B씨를 보자 딸이 다시는 같은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남편과 딸을 영원히 분리시켜야 한다는 생각에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검찰은 비슷한 유형의 살인미수죄에 대개 5년 이상 구형한 것과 비교해 낮은 징역 3년을 구형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 하더라도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장기간 가족들에게 가정폭력을 행사해 온 피해자가 딸을 여러 차례 추행해 보호하려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범행 발생에 피해자 책임도 어느 정도 있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정다빈 디지털뉴스 기자 chung.dabin@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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