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인 줄 알았어요"...곳곳 '대마초'에 방콕 여행 주의령, 왜?

“구석구석에 대마초 가게가 있어요. 스타벅스처럼 바글바글합니다.”

올초 태국 수도 방콕을 방문한 미국 식품 사업가이자 TV진행자인 바네사 도라 라보라토는 지난달 말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태국 정부가 지난해 6월 아시아 최초로 대마를 규제하는 마약류에서 제외하고 판매와 재배를 합법화하면서 생겨난 모습입니다.

1년이 지난 현재, 태국 정부의 합법화 조치는 나라 안팎에서 비판을 사고 있습니다. 특히 관련 규제를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채 서둘러 빗장을 풀면서 향락성 소비가 급증하고 청소년의 오남용 사례가 급증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대마를 엄격히 규제하는 다른 아시아국가들은 태국에서 온 관광객 등을 무작위 검사하는 등 경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경찰과 한국대사관 측은 "본인이 모르고 대마 관련 제품을 섭취·소지하는 경우도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26일 '태국의 대마초' 사이트를 확인한 결과 대마 관련 상품을 파는 현지 업체는 약 5500곳에 이르렀습니다. 대마초 판매점부터 대마가 들어간 차와 과자 등을 파는 카페, 대마 국수 등 대마가 함유된 음식을 파는 식당, 대마 성분이 들어간 물과 치약 등이 있는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 일상 곳곳에 대마가 파고든 상황입니다.

AP통신은 여름 휴가철인 이달 들어 아시아인들이 대마 관광에 관심을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방콕 중심가에서 대마초 판매점을 운영하는 한 태국인은 "손님의 70~80%가 외국인이며 주로 일본·중국·말레이시아·필리핀 등의 아시아 국가에서 왔다"고 했습니다. 한 대마초 판매점은 중국어로 된 안내판을 구비했고, 한국어로 된 간판도 등장했습니다. AP는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에서 대마 소지와 흡연 시 가혹한 처벌을 내리고 있다"면서 "금지된 대마초에 호기심이 있는 아시아인이 오고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대마를 규제하는 대다수 아시아 국가들은 입국한 자국민 또는 외국인이 태국에서 대마초를 흡연하거나 대마 함유 제품을 섭취한 게 확인되면 형사처벌을 하거나 추방 조치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국적이 알려지지 않은 한 외국인은 태국에서 중국 상하이로 갔다가 대마초 양성 반응이 나와 중국 당국에 의해 추방됐습니다. 대마초를 피웠던 태국인 3명이 말레이시아에 입국하려다 검사에서 적발돼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례도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적발 가능성이 한층 커졌습니다. 싱가포르 정부는 올해부터 태국에서 귀국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무작위 검사를 진행 중이다. 중국 당국도 최근 상하이발 비행기에서 대마초와 대마 음식을 주의하라는 안내를 시작했습니다.

한국인도 해외에서 대마를 소지하거나 흡입해 국내 입국 때 성분이 검출되면 법에 따라 처벌받게 됩니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관계자는 “태국에서 호기심으로 대마초를 시도하거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 대마 함유 식품을 섭취했다고 해도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으니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주한태국대사관은 대마를 소지하거나 사용하면 최대 징역 5년, 대마를 밀수하는 경우 최대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서예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lanastasia776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