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 "9사단 지휘부 특혜"
육군 예하 사단 지휘부가 메뉴판에 없는 음식을 여러 차례 제공 받는 등 특혜를 누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육군은 철저한 조사를 약속했습니다.
군인권센터는 오늘(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육군 제9보병사단 지휘부가 육군 제9사단 복지회관인 '백마회관'에서 갑질을 일삼았다고 고발했습니다.
'백마회관'은 음식점, 숙박시설 등이 있는 장병들을 위한 편의시설입니다.
센터에 따르면 9사단 지휘부는 지난해 10월 18일부터 올해 7월 15일까지 약 9개월 동안 백마회관에서 모임을 총 120회 가졌습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16첩 반상 한정식, 홍어삼합, 과메기, 대방어회 등 메뉴판에 없는 특별메뉴와 회관병이 직접 만드는 수제 티라미수 등 특별 디저트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센터는 "회관병들이 다수의 일반 손님 뿐만 아니라 지휘부의 '황제식사'를 대접하느라 주 68시간 이상의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며 "백마회관의 회관병 편제는 2명이지만 총 10명이 근무하고 이 가운데 2명은 과로로 슬개골연골연화증 등에 걸렸다"고 비판했습니다.
지난해 8월 백마회관에서 조선대 학군단 임원단의 사단장 격려 방문 만찬이 열렸던 날 회관병들은 초콜릿 가루로 '조선'이라고 쓴 티라미수를 만들었고 소주병에 '조선처럼' 스티커를 붙였다고 센터는 주장했습니다. 김모 전 사단장은 조선대 학군단 출신입니다.
'조선'이라고 쓴 수제 티라미수가 포함된 백마회관 특별 디저트 / 사진 = 군인권센터 제공
부대시설을 상견례, 종교 모임 등 사적 업무에 동원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센터는 "김모 전 사단장은 자기 가족들과 교회 신자 등을 초청해 특별 메뉴와 특별 디저트 등을 제공 받았다"며 "특히 사단 주임원사는 자신의 딸 상견례를 진행하며 특별 디저트를 제공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또 "고(故) 채수근 상병의 장례가 진행 중이던 지난 21일에도 사단장, 행정부사단장, 작전부사단장, 참모장, 사단 주임원사 등 9사단 지휘부는 전역하는 참모장의 송별회 명목으로 백마회관에 모여 술을 마셨다"고 주장했습니다.
육군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군인권센터가 밝힌 내용과 관련해 해당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해당부대 복지회관 운영에 관련해 제기된 사안들에 대해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비정상적으로 운영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법과 규정에 의거 필요한 조치를 엄정하게 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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