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끝나도 Hagwon 가는 한국 학생들"…외신도 주목한 수능 '킬러 문항'

CNN "사교육 과열, 한국 출산율 급감의 원인"
"韓, 굳어진 성 규범 해체 및 일하는 부모 지원 확대 등 변화 필요"

미국 유력 방송사 CNN이 한국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킬러 문항'을 화두로 던지며 한국 사회 사교육 과열의 부작용을 집중 조명했습니다.

1일(현지시간) CNN은 '한국이 출산율 위기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8시간짜리 시험(수능)에서 킬러 문항을 없앤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홈페이지 1면에 게재했습니다.

1일(현지시간) CNN은 '한국이 출산율 위기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8시간짜리 시험에서 킬러 문항을 없앤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올렸다. /사진=CNN

매체는 한국 교육 당국이 킬러 문항을 상대로 칼을 빼든 것은 과도한 사교육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려는 시도였다고 전했습니다.

CNN은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아기가 걷기 시작할 때쯤이면 많은 부모가 이미 사립 엘리트 유치원을 찾기 시작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자녀가 18살이 돼 수능을 치르기까지 부모와 수험생 모두 "고되고 값비싼 여정"을 치러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매체는 또, 이와 같은 현실이 출산율 급감의 원인으로도 지목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한국 학생들이 다니는 학원을 고유명사 'Hagwon'으로 표기하며 "한국에선 학생들이 학교 수업이 끝나면 곧바로 저녁에 학원에 가고, 집에 와서도 새벽까지 공부를 이어가야 한다"라고도 강조했습니다.

CNN은 이런 세태를 "극한 생존 경쟁"이라고 칭하며 "한국은 교육비 때문에 자녀를 18세까지 키우는 데 가장 돈이 많이 드는 나라로 정기적으로 꼽힌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이를 고치기 위한 노력이 대체로 효과가 없었다고 CNN은 분석했습니다. 최근 16년간 한국 정부가 2천억 달러(263조 원) 이상을 쏟아부으며 출산을 장려했지만, 성과가 거의 없었다는 것입니다.

매체는 활동가의 발언을 인용해 "한국은 고착화된 성 규범을 해체하고, 일하는 부모를 위한 지원을 확대하는 등 더 깊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오서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yoo98@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