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란?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 비용을 비급여라고 합니다. 환자가 진료 비용 전액을 부담하는 것 입니다. 의료기관은 이 항목에 대해 자율적으로 금액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비급여 항목에는 복부 초음파, 혈관 초음파 등 다양한 검사와 시술을 포함하고 있는데, 비급여 적용 항목들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금액이 의료기관마다 다르다 보니 국가에서도 이를 관리하기 위한 제도를 갖추고 있는 겁니다.
의료법 제 45조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 42조의2에 따라 비급여 진료비용을 환자 또는 보호자가 쉽게 알 수 있도록 고지하도록 되어있습니다. 원내 책자, 인쇄물, 의료기간 홈페이지에 안내하게 되어 있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비급여 진료비용을 공개하도록 해 심사평가원 홈페이지에서 의료기관 별 비용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동일 시술 비용이 의원급에선 2배?
하지정맥류 치료 비용을 살펴보면, 수술 방법 중 하나인 레이저 정맥 폐쇄술 가격이 병원 규모 별로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서울 기준 상급종합병원에서의 평균 비용은 143만 원 수준, 전국 평균 금액은 128만 원 정도입니다. 하지만 의원급으로 내려오면 서울 평균 비용은 256만 원, 전국 평균 금액은 219만원으로 올라갑니다.
더 큰 문제는 공개된 내용과 실제 병원을 방문했을 때 비용이 또 다를 수 있다는 겁니다. 기자가 진료비용을 확인하고자 강남의 A병원에 연락을 취해봤습니다. 병원에서는 사람에 따라 비용이 천차만별이고, 몇 백만 원이 나올지 예상할 수 없다며 가격을 알려주기를 피했습니다. 강남의 B병원은 사이트에는 230~290만 원으로 고지되어 있지만 300만 원을 기본으로 생각하고 와야 한다는 답변을 했습니다.
끊이지 않는 과잉진료
초음파를 통해 진단을 하는 하지정맥류는 초음파 방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정확한 검사가 중요합니다. 과잉진료가 끊이지 않는다는 지적에 지난 4월 2일 대한정맥학회에서는 초음파 진단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습니다.
초음파 진단기술의 특성상 주관적인 판단과 개입이 생길 수 있어 부정확하거나 잘못된 검사를 할 수 있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에 표준화된 진단방법을 통해 검사가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의사가 보더라도 같은 진단을 내릴 수 있게 표준화된 방법으로 검사를 해야한다는 겁니다.
이러한 필요성을 느껴 가이드 발표를 함께 준비한 A 종합병원 의사는 “잘못된 진단으로 정상의 혈관을 제거하게 되면 추후에 진짜 심장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살 수 있는 기회를 박탈시키는 것과 같다”며 일부 병원에서 잘못된 진단으로 환자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A 의사가 진료를 봤던 18살 여성 환자의 경우, 강남의 한 의원에서 4개 부위에 하지정맥류가 있어 수술을 권장했지만, A종합병원에서 다시 검사를 진행하니 아무런 이상이 없었습니다.
초음파 진단 가이드라인에 따른 검사 결과
올바른 초음파 가이드라인에 따라 초음파 검사를 진행하면 위 사진과 같은 결과물이 나옵니다. 위쪽 초음파 색깔이 빨간색으로 나타나는 것이 혈액이 심장으로 향하지 않고 역류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래쪽의 초음파가 흰색 기준선 위쪽으로 올라가는 것도 같은 의미인데, 이런 흐름이 0.5초 이상 지속되면 하지정맥류로 진단합니다. 예시로 사용된 초음파는 3.5초 동안 혈액이 역류해 하지정맥류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잘못된 초음파 검사 결과 예시
두 번째 초음파는 교과서에 실린 잘못된 초음파 검사로 나타난 결과입니다. 기준선을 기준으로 위 아래가 거의 동일한 모양으로 그려져 초음파 결과를 제대로 진단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컬러 초음파도 명확히 나타나지 않고 있어, 재검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역류가 0.8초 정도 진행되었다고 나와있지만, 그래프가 명확하지 않아 역류 시간으로 인정하기에는 모호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일부 병원에서는 이렇게 애매한 결과를 바탕으로 진단을 해 환자에게 수술을 권하고 있습니다. 내부에서도 자정작용이 일고 있지만 여전히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정맥류의 경우 만성질환으로 당장 수술을 진행하지 않더라도 다리가 썪는 등 심각한 상황에 이르지 않습니다. 때문에 환자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시간을 두고 경과를 지켜보며 올바른 진단인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최희지 기자/whitepaper.choi@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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