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후보정 작업한 웹툰에 별점 테러 쏟아져
웹툰업계 "AI는 작가가 쓰는 도구의 하나"
웹툰업계 "AI는 작가가 쓰는 도구의 하나"
현재 네이버웹툰에서 연재 중인 요일 웹툰 약 600여 편 가운데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한 신작 '신과함께 돌아온 기사왕님', 이유는 '생성형 AI'로 제작됐다는 의혹에 휩싸여 독자들로부터 비난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AI)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시대가 도래했지만, 웹툰 독자들은 생성형 AI 활용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에 웹툰 제작과정에서 얼마나 AI를 이용해도 되는지, 이를 공개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오늘(24일) 웹툰 업계에 따르면 독자들은 사물이나 옷의 세부적인 모양, 화풍이 컷마다 조금씩 변하고 인물의 손가락 등이 어색하다는 점 등을 들어 작품 전반에 생성형 AI가 상당 부분 활용했다고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생성형 AI는 명령어를 입력하면 대신 결과물을 만들어주는 기술을 말합니다.
즉, 사람이 아니라 AI가 그린 그림입니다.
무료로 공개된 이 웹툰의 1화 별점은 오늘(24일) 기준 1.91점(10점 만점)에 그쳤습니다.
독자들은 댓글에 '양산형 AI 웹툰이 판치게 될 거다', '이거 척 봐도 AI 그림', '딸깍이는 작가가 아닙니다' 등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블루라인 스튜디오가 공개한 AI 후보정 장면 / 사진=네이버웹툰 갈무리
웹툰을 제작한 블루라인 스튜디오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것이 아니라 AI로 후보정 작업을 했을 뿐이라고 해명을 내놨습니다.
스튜디오 측은 "AI를 이용해 생성된 이미지를 사용한 것은 아니다"라며 "3D모델과 각종 소재들을 사용하면서 웹툰에서 느껴지는 위화감을 줄여보고자 작업의 마지막 단계에서 AI를 이용한 보정작업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효율적인 작업을 위해서 기술적으로 AI를 이용해 마무리 작업은 했지만, 창작의 영역에서는 아래와 같이 직접 스튜디오에서 모든 작업을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그간 웹툰 업계에서는 AI가 작가의 자리를 대체하는 것 아니냐는 창작자 측의 우려에 주로 초점을 맞춰왔지만, 이번 논란을 통해 AI에 대한 독자들의 거부감이 거세다는 점이 드러났습니다.
독자들은 작가가 손으로 공들여 그리지 않고 명령어와 마우스 클릭을 통해 제작한 웹툰을 상업적으로 판매한다는 데 마우스 클릭을 뜻하는 '딸깍이'라는 표현을 쓰며 거부감을 표하고 있습니다.
반면, 업계에서는 AI는 스케치업 등 다른 디지털 기술과 마찬가지로 작가가 쓰는 도구의 하나로 볼 필요가 있다고 한다고 주장합니다.
현재 한국만화가협회 등 창작자 단체에서는 AI 주제로 포럼을 열고 가이드라인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최대 플랫폼인 네이버웹툰도 "공식적인 가이드라인은 없으나 내부적으로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회에는 이미지, 음악 등 콘텐츠가 AI 기술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게 콘텐츠 제작자가 이를 표시하자는 내용의 콘텐츠산업 진흥법 일부개정안이 발의된 상태입니다.
[오은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oheunchae_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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