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야 살인사건' 주범, 1심이어 2심도 '징역 17년'

태국에서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다가 20대 한국인 프로그래머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른바 '파타야 살인사건' 주범에게 2심 법원이 1심과 같은 징역 17년을 선고했습니다.

서울고법 형사9부(전지원 부장판사)는 오늘(18일) 살인과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38살 김 모 씨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국내 폭력조직에서 활동한 김 씨는 지난 2015년 11월 태국 파타야에서 공범 윤 모 씨와 함께 당시 24살이었던 임 모 씨를 둔기로 폭행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당시 김 씨 일당은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을 위해 고용한 프로그래머였던 임 씨가 회원 정보 등을 빼돌린다고 의심해 상습폭행한 걸로 조사됐습니다.

사건 직후 김 씨는 베트남으로 도주했지만 인터폴 적색수배와 공조수사 끝에 2018년 4월 검거돼 국내로 송환됐습니다.

앞서 1심 법원은 직접 증거가 많지 않지만 간접 증거를 토대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해 징역 17년을 선고하고 위치추적 부착장치 10년을 명령했습니다.

2심 법원은 "1심 법원이 인정한 김 씨 일당의 피해자 머리 부분 가격 등 일부 폭행 정황은 사망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면서도 "그 밖의 신체 여러 부위를 둔기로 여러차례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점은 인정되는 만큼 1심 판단이 잘못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김 씨는 재판 과정에서 사망에 이를 폭행을 한 건 공범인 윤 씨였다고 주장했지만 2심 법원은 "설령 김 씨의 말이 맞다 할 지라도 무차별 폭행으로 사망할 수 있다는 위험을 인식했다는 점이 인정된다"며 두 사람이 범행을 함께 한 공동정범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1심 판결에 대해 김 씨는 '형이 과하다', 검사 측은 '형이 가볍다'고 주장해 항소했지만 2심 법원은 1심 판결의 양형도 부당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앞서 김 씨와 범행을 함께해 기소된 윤 씨는 지난 4일 1심에서 징역 14년을 선고받고 항소했습니다.

[우종환 기자 woo.jonghwa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