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손자 전우원씨 "소중한 자리 감사하다"
지난 2월, 1980년 당시 광주시민을 유혈 진압한 특전사 참배
지난 2월, 1980년 당시 광주시민을 유혈 진압한 특전사 참배
올해 43주년을 맞는 5·18 민주화운동, 상처는 여전하지만 올해에는 전두환 손자의 사죄와 1980년 민주화를 외치던 광주시민을 무자비하게 진압한 특전사의 사죄가 있었습니다.
사과 한마디 없이 세상을 떠난 전두환 씨 대신 사죄의 말을 건넨 건 손자 전우원씨.
전우원씨는 오늘(17일) 5·18민주화운동 43주년 추모식에 참석했습니다.
전씨 일가 중 처음으로 5·18 추모식에 참석한 겁니다.
광주 시민들에게 사죄했던 지난 3월 31일 이후 47일 만에 광주를 다시 찾은 전씨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광주시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했습니다.
전씨는 이날 "소중한 자리 마련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추모탑 앞에서 오월어머니들과 오월 단체 주요 인사들과 만나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습니다.
제43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추모제례가 열리고 있다. 2023.5.17. / 사진=연합뉴스
원순석 5·18기념재단 이사장은 추모식에서 "최근 전두환 손자 전우원이 광주를 방문해 오월 유족 앞에 눈물로 사죄를 표한 바 있다"며 "당사자의 사죄는 아니었지만, 광주는 그의 어깨를 쓰다듬어 줬다"고 말했습니다.
전우원씨는 앞서 3월 31일 5·18 민주 묘지를 찾아 무릎을 꿇고 묘비를 옷으로 닦으며 사죄했습니다.
그는 "제 할아버지 전두환 씨는 5·18에 너무나 큰 죄를 지은 죄인이고 학살자임을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인정하고 정말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라고 밝혔습니다.
5·18 부상자회와 공로자회가 특전사동지회와 함께 19일 오전 국립 5·18 민주묘지를 기습 참배하고 있다. 2023.2.19. /사진=5·18묘지관리사무소 제공·연합뉴스
1980년 실제 광주 항쟁 진압에 참가한 특전사 동지회원들의 사죄도 있었습니다.
지난 2월 광주광역시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특전자 동지 회원들이 오월 영령등 앞에 헌화·분향하고 참회했습니다.
작전명 '화려한 휴가'로 1980년 전두환 신군부의 폭압에 맞서 민주화를 외치던 광주시민을 유혈 진압한 특전사 동지회원들이 처음으로 참배한 겁니다.
20사단장으로 5·18 진압에 나섰던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씨도 몇 년째 5·18 묘지를 참배하고 있습니다.
[오은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oheunchae_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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