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4일) 낮 12시 30분쯤 경기도 수원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목놓아 울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지난 10일 경기 수원시 스쿨존에서 우회전 신호를 위반한 버스에 치여 숨진 초등학생 조은결(8) 군의 관이 실린 운구차를 기다리던 중이었습니다.
앞서 오전 11시 50분쯤 수원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식을 치른 뒤 은결 군과 유족을 태운 운구차는 경찰의 에스코트를 받으면서 40여분 뒤 은결 군이 다니던 A 초등학교 앞 정문에 정차해 장지로 향하기 전 마지막 시간을 보냈습니다.
운구차가 도착할 시간이 되자 은결 군의 친구들과 같은 학교 재학생들을 비롯해 학부모, 주민 등 약 300여명이 학교 정문 주변으로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수원 스쿨존 사망사고 조은결 군 발인 / 사진=연합뉴스
한 학부모가 기부한 하얀 손수건을 손에 쥔 이들은 은결 군에게 남길 끝인사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세상을 떠난 동생의 영정을 품에 안은 채 은결 군의 형이 하차하자, 현장을 지키던 교사들을 비롯한 학생과 학부모들은 눌러왔던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은결 군의 유족은 차에서 내린 뒤 학교 정문까지 은결 군과 같이 걸으며 은결 군이 학교와 친구들에게 작별 인사할 시간을 만들어줬습니다.
자녀의 영정을 수 차례 쓰다듬던 은결 군 어머니는 "은결아, 학교 가야지"를 수십번 되뇌며 통곡했습니다.
짧은 작별의 시간을 뒤로 하고 운구차가 학교를 떠나자, 지켜보던 주민들은 하얀 손수건을 흔들면서 "은결아, 잘 가, 다음 생엔 행복해"라고 외쳤습니다.
은결 군과 같은 학년의 자녀를 둔 권주란(40)씨는 "등하교 시간에 오가며 마주치던 아이가 사고를 당해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말하면서 "평소에도 위험한 곳인데, 사고가 난 뒤에도 달라진 게 없다. 교통 신호 체계를 손보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어머니와 함께 나와 은결 군에게 인사하던 이 모(10)양은 "같은 학교 친구가 이렇게 떠나 마음이 아프다"며 "하늘나라에서는 안 아팠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은결 군이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마을버스 운전기사 50대 A씨가 우회전 직전 일시 정지 규정을 위반하고 신호를 보지 않고 운전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민식이법'을 적용해 A씨를 구속했습니다.
[주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uliet3122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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