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당시 폭행 당해, 담임은 속옷 벗어 증명하라고 했다" 의혹 나와...
경찰, 민원 접수해 검토할 방침
현재 프로야구 선수인 동급생과 그 무리들이 17년 전 초등학생 시절 학교폭력을 했고, 담임교사는 옷을 벗어 이를 직접 증명하라고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경찰, 민원 접수해 검토할 방침
최근 SNS에 글을 올린 29세 박한울 씨는 서울 서초구 한 초등학교에서 6학년에 재학 중이던 지난 2006년, 현재 프로야구 선수인 A씨 등에게 따돌림·폭력·모욕 등 학폭 피해를 입었다며 A씨의 실명을 알리고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박씨는 당시 거짓말을 한다거나 축구를 못한다는 이유로 가해자들이 몸과 얼굴을 때리거나 욕설을 했으며, 하교할 때도 쫓아와 폭력을 저질렀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학폭에 시달리던 시절 곁에서 자신을 도와야 할 담임교사도 폭력에 일부 가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친구에게 맞아 체육활동이 어려울 것 같다는 박씨를 교실 앞으로 불러낸 뒤, 바지와 속옷을 벗고 '부상을 입증하라'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이때 가해자들은 박씨가 거짓말을 한다며 분위기를 몰아갔다고 박씨는 덧붙였습니다.
박씨는 "그날 이후로 폭력에 노출되면 한쪽 다리를 떠는 등 트라우마를 겪었고 학업 성적은 떨어져갔다"며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폭력이 정당화될 수 있느냐"고 말했습니다.
지난 4월 27일 박씨는 당시 담임 교사를 아동학대와 성추행 혐의로 수사해달라며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올렸습니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박씨의 이런 주장이 사실인지, 범죄 혐의가 성립하는지 여부를 검토할 예정입니다.
박씨는 지난 4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상담과 약물 치료를 받으며 기억을 극복하려고 노력했지만 지금까지도 마음의 상처는 치유되지 않았다"며 가해자가 사과하고 그들을 용서하면서 피해자가 회복할 수 있는 선례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드라마 '더 글로리' / 사진=연합뉴스
최근 드라마 '더 글로리' 흥행과 12년간 학폭 피해를 당해온 경험을 방송에서 공개한 표예림 씨의 고백이 이어지며, 자신의 피해 사례를 공유하며 위로를 주고 받는 피해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표씨가 출연한 프로그램의 유튜브 영상은 지난 3월에 공개된 뒤 조회수 272만회를 기록했고 1만3천여개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댓글 중에는 자신도 학폭을 당했다는 내용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박씨도 "지금에서야 사과받으려는 이유는 표예림 씨를 포함해 많은 학폭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 자기 상처를 드러냈기 때문"이라며 자신도 이제 드러낼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고 전했습니다.
[주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uliet3122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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