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급 조건이 까다로운 프리미엄 카드를 온라인에 인증했다 불과 10여 분 사이 1,200만 원의 도용 피해를 본 사연이 전해졌습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카드 도용당한 사람이다’라는 제하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글쓴이 A 씨가 온라인상에 올린 프리미엄 신용카드 인증 글에서 시작됐습니다. A 씨는 삼성카드를 통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 일명 아멕스 카드를 발급 받았다며 이를 자랑하기 위해 사진을 찍어 올렸습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는 연간 1억 원대 후반의 근로소득과 충분한 가처분소득이 있다는 점을 인정받아야 발급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기준으로 연회비만 650만 원에 달합니다.
하지만 A 씨는 카드번호를 지우지 않는 치명적 실수를 범했습니다. 이를 목격한 일부 누리꾼들은 “아무 사이트 가서 결제 시도해 보니까 영수증 날아왔다”며 결제를 인증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다른 누리꾼들도 잇달아 결제를 시도했습니다.
그 결과 10분 만에 총 87건의 해외결제가 이뤄졌습니다. 피해 금액은 8848.78달러. 우리 돈 약 1184만 원에 달합니다.
통상 온라인 결제를 위해선 CVC 번호가 필요합니다. 아멕스 카드는 일반 신용카드와 달리 앞면은 해외 결제 시, 뒷면은 국내 결제 시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해외사이트에서 집중적 결제 시도가 이뤄졌습니다.
A 씨는 카드번호를 가리지 않은 사실을 10분 뒤에 알았다며 “허겁지겁 가린 사진을 올려놓았다. 당연히 번호가 유출된 줄은 몰랐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습니다.
이어 “샤워 끝나고 나오니까 새벽에 삼성카드 직원한테서 연락이 왔다. 갑자기 비정상적인 해외 결제가 여러 건 되고 있어서 일단 (카드 효력을) 정지했는데 본인이 한 건이냐고 물어보더라”며 “물어보니 아마존과 애플, 교통카드 등 별의별 곳에서 결제가 되었더라”고 전했습니다.
A 씨는 “그제야 뒤늦게 사태를 깨닫고 열불이 나더라. 몸이 제정신이 아니었다”며 “회사를 쉬고 앓아누웠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그는 카드사와 경찰에 카드번호 도용 사고를 신고하고 법적 대응을 준비 중입니다. A 씨는 “물론 나도 잘못이지만 니들 잘못이 더 큰 건 너희들이 더 잘 알 것”이라며 “뜯어간 돈만큼 그대로 돌려받을 각오로 고소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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