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 인한 협심증 주장한 택시 기사...법원 "업무상 재해 아냐", 왜?

주 52시간을 초과한 과로로 불안정성 협심증 등 질병을 얻었다는 택시 기사의 주장에 대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할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오늘(4일) 전주지법 민사5단독 이창섭 부장판사는 택시 기사 A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급여 신청 불승인 결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A씨는 2019년 3월 병원에서 불안정성 협심증, 우측 경동맥 협착 등 진단을 받았습니다.

발병 전 12주 동안 매주 평균 52시간을 초과한 과중한 업무에 시달렸다는 A씨는 이를 업무상 재해로 보고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으나 거절당하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재판부는 A씨의 근로 시간을 주 52시간 미만으로 판단하는 한편 질병과 업무 사이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발병 전 원고의 정확한 업무 시간은 12주간 주당 평균 49시간 8분이었다"며 "발병 24시간 이내에 업무와 관련한 돌발적이고 예측 곤란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고, 만성적 또는 단기적으로 과중한 업무를 수행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원고의 업무가 교대제로 이뤄진 것은 사실이나, 이 업무가 휴일이 부족하거나 정신적 긴장이 큰 업무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며 "감정의에 따르면 원고는 동맥 경화를 일으키는 4대 위험인자(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흡연)를 모두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근로자가 업무수행 과정에서 신체에 부담을 주는 업무 등 근로자의 건강에 장해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을 취급하거나 그에 노출되어 발생한 질병에 걸리거나 그 질병으로 장해가 발생하거나 사망하고, 업무와 질병·장해·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면 업무상 재해로 보고 있습니다.

[김가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ke399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