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있는 가족들, 연락해도 안 받아"
"방명록 글, 할머니 이순자 씨 염두에 뒀다"
"방명록 글, 할머니 이순자 씨 염두에 뒀다"
전직 대통령 고(故) 전두환 씨 손자 전우원 씨가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 연락이 끊겼다며 "대한민국에서 자본력이 가장 센 사람들 중에 한 명인 저희 가족들을 상대로 하고 있으니까 두렵다"고 말했습니다.
전우원 씨는 오늘(4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를 통해 '가족과 척을 진 채 일가의 비리를 폭로하고 마약 문제로 처벌 받아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인데 지금 두렵거나 무섭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고 "매일매일 두렵고 무섭다"며 "아무래도 대한민국에서 자본력이 가장 센 사람들 중에 한 명인 저희 가족들을 상대로 하고 있으니까 두렵다. 어떻게 해코지 당할까 무섭고, 항상 최악의 시나리오만 머릿속에 그리는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전 씨는 "가족들이 겉으로는 따뜻한 말을 하면서 한국으로 들어오라고 했는데, 막상 귀국하고 매스컴에서 너무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니까 지금은 연락을 다 기피하고 받지 않는다"며 한국에 있는 부친 전재용 씨와 할머니 이순자 씨에게 연락을 했지만 답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가족들은 모두가 저를 말리고 있다"며 "저의 친형 같은 경우는 경찰에 신고를 해서 저를 정신병원에 넣으려고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전직 대통령 고(故)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 씨가 지난달 31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묘지에서 작성한 방명록 / 사진 = 공동취재
지난달 31일 5·18 민주묘지 방명록에 '민주주의의 진정한 아버지는 여기 묻혀 계신 모든 분들'이라고 쓴 것에 대해선 '저는 민주주의 아버지가 우리 남편이라고 생각한다'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은 할머니 이순자 씨를 저격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전 씨는 "(할머니는) 사적으로 손자들에게도 그렇게 많이 말씀하셔서 들을 때마다 의외라고 생각했다"며 "막상 광주에 가서 비극을 경험하신 분들을 뵙고, 많은 고통이 있는데도 저를 품어주시는 천사 같은 분들을 뵈면서 진정한 민주주의 영웅은 광주에 계신 시민들 그리고 저한테 돌을 던지지 않고 따뜻하게 안아주신 모든 분들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전직 대통령 고(故)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 씨가 지난달 31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묘지에서 고 문재학 열사 묘비를 닦고 있다. / 사진 = 공동취재
또 자신의 코트를 벗어 묘비를 닦았던 행동에 대해선 "저는 그 자리에 제가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죄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묘지에 가서 참배를 드릴 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며 "제가 그 때 입고 있던 것 중 가장 좋은 게 코트였고, 코트를 사용해 다 닦아드리고 싶었다. 코트보다 더 좋은 게 그 자리에 있었다면 그걸 사용해 닦았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자신의 이례적인 행보가 정치권 진출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한 청취자의 질문에는 "스스로가 너무나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치에 관심이 없다"며 "개인적으로 신앙심이 강해 하나님 외에 완벽한 인간은 없다고 생각해, 어느 누가 통치를 하든 죄악이 계속 반복되기 때문에 최소한 저같이 큰 죄인은 그럴 자격이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린아이들을 도와주는 봉사를 하면서 오히려 제가 순수한 마음을 가진 아이들로부터 많은 치유를 받았다"며 "따뜻한 마음과 사랑을 받으면서 가족들과 제 자신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됐다. 그러니까 죄가 너무나도 명백하게 보이더라. 계속 방관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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