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주 고객 패스트푸드점·편의점·카페 등…NFC 단말기 적극 설치
국내 출시를 하루 앞둔 애플페이가 내년까지 시장 점유율 15%로 뛰어오르며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20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가 발표한 애플페이 한국 상륙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1일 공식 출시하는 애플페이의 국내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은 내년에 15%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애플페이가 채택하고 있는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 보급률이 10%에 그친다고 알려진 것과 관련해 "최근 NFC 단말기 설치에 나선 프랜차이즈 또는 신용카드 가맹점이 늘어나는 추세가 두드러지는 점이 주목된다"고 전했습니다.
이 업체는 "특히 MZ세대 등을 주 고객으로 하는 패스트푸드점, 편의점, 카페, 슈퍼마켓과 같은 소매점들이 NFC 단말기 설치에 적극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예상 대비 빠른 NFC 결제 인프라 확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봤습니다.
업체는 국내 등록된 아이폰 1천280만 대를 아이폰 사용자 수와 같다고 전제했을 때 올해 말까지 55%인 700만 명가량이 사용하던 간편결제 플랫폼을 애플페이로 전환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말 기준 애플페이의 국내 일평균 거래금액은 1천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다만,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애플페이 성장세가 주로 아이폰 이용자 기반 시장에 의한 것으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과 애플의 경쟁 구도 자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점쳤습니다.
이 업체는 "특히, 교통카드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점과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연합군 구성 등이 걸림돌도 작용할 것"이라며 "애플페이 출시가 한국 스마트폰 시장의 삼성과 애플의 경쟁 구도 자체에 역동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지난해 기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22.0%(출하량 기준)를 차지한 아이폰 점유율은 올해 22.5%, 내년 23.1%를 거쳐 2026년 24.5%로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이 업체는 예상했습니다.
이윤정 카운터포인트 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 한국 스마트폰 시장 내 애플의 점유율은 과거 대비 젊은 세대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짐에 따라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나 이는 애플페이 도입과 별개의 사안"이라며 일본과 중국에서 2016년 도입된 애플페이가 애플 점유율 변화에 제한적 영향을 끼쳤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애플페이는 지난 2월 초 금융위원회가 애플페이의 법 저촉 여부를 심사한 뒤 서비스 도입을 최종 허용한지 한 달여 만인 21일 국내에 정식 출시됩니다.
애플페이는 아이폰에 내장된 결제칩을 이용해 실물카드 없이 결제할 수 있는 간편결제서비스로 2014년 출시 이후 9년 만에 국내 상륙이 결정됐습니다.
애플페이는 출시 후 당분간은 현대카드를 통해서만 사용 가능하게 됐습니다. 현대카드가 금융위 심사 과정에서 애플페이에 대한 배타적 사용권을 포기했으나 현재까지 애플사와 계약을 맺은 다른 카드사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애플페이 도입은 그간 아이폰 이용자들의 오랜 염원이었습니다. 아이폰 이용자의 애플페이 이용 의향도는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소비자리서치 전문 연구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애플페이 이용 의향을 조사한 결과 아이폰 이용자 432명 중 애플페이 이용 의향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76.9%에 달했습니다. 해당 설문조사는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15일까지 3주 동안 총 1,54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습니다.
‘컨슈머인사이트’의 설문조사에서도 애플페이 이용 시 우려 요인으로 가장 높은 응답율을 보인 답변은 △애플페이에서 모든 카드를 지원하지 않는 것(47.9%) △삼성페이 만큼 사용처를 확대하지 못할 것(46.7%) 등이었습니다. 응답자 상당수는 애플페이 이용은 서비스 개시 후 현대카드로 바로 이용(34.0%)하기 보다는 타 카드사로 확대되기를 기다렸다 이용(42.8%)하겠다로 응답했습니다.
한편 증권가에선 애플페이 등장이 인터넷 간편결제사업자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는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4일 보고서를 통해 “애플의 국내 간편시장 진출의도는 결국 핸드셋 시장점유율(MS) 확대”라며 “애플페이 도입으로 기존 아이폰 유저들의 이탈을 방지하고 결제 간편성을 이유로 교체를 주저했던 갤럭시 유저 흡수가 목적이기 때문에 인터넷 업체들과는 간편결제 서비스 마케팅방식에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애플페이는 국내 아이폰 점유율이 크게 올라온 뒤에야 비로소 인터넷 플랫폼기업에 위협이 될 수 있을 것”며 “간편결제 서비스는 서비스 질에 있어서 편차가 적기 때문에 이용자 이탈률이 낮은 편이다. 국내 이용자들은 이미 충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로부터 이탈할 적극적인 동기가 없는 한 기존 서비스를 주력 서비스로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삼성페이 사업자인 삼성전자와 네이버페이 사업자인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달 20일 모바일 결제 경험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양사는 업무협약을 통해 결제와 월렛(Wallet) 부문에서 협업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애플페이 입성에 맞서 동맹을 구축한 것으로 풀이됐습니다.
[김누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r5026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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