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도어·출입문 열린 채 역사 내 승하차 구간 조정
자칫 끼임 사고로 이어질 뻔…내리던 승객 '휘청'
사람이 꽉 찬 출근길 서울 지하철 4호선이 문을 연 채 운행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자칫 끼임 사고로 이어질 뻔…내리던 승객 '휘청'
오늘(19일) 오전 7시 42분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 도착한 해당 열차는, 시민들이 내리는 와중 문을 열어둔 채 역사 내 승하차 구간을 한 칸가량 조정한 뒤 멈췄습니다.
짧은 순간, 역사 내부는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바쁜 출근길, 걸음을 재촉하던 한 20대 여성은 반쯤 몸을 내린 상태에서 열차가 출발하자 비명을 지르며 급히 빠져나왔습니다. 또 다른 20대 남성도 크게 휘청거린 뒤 다시 열차 안으로 몸을 피했습니다.
자칫 발을 헛딛거나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어린이가 있었다면 스크린도어와 열차 사이에 끼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놀란 승객들은 열차가 멈춘 뒤에도 쉽게 상·하차를 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모습이었습니다.
잠시 정적이 흐른 뒤 출근이 급한 승객들이 하나 둘 탑승하는 와중, 기관사는 "출입문을 잠시 닫겠다"는 방송하곤 다시금 열차 간격을 조정하고 나섰습니다.
'출근길'/사진=연합뉴스
연이은 열차 간격 조정에 한 남성은 승·하차를 돕던 안전 요원에게 "이게 무슨 일이냐"며 고함을 질렀습니다.
또 다른 중년 남성은 지하철 경찰대에 다가가 "지하철 문이 열린 채 운행하는 사고가 있었다"고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안전 요원과 지하철 경찰대 모두 "이 열차는 저희 (관할이 아니다)"라며 말끝을 흐렸습니다.
상황이 종료된 후, 기관사는 열차 내 방송으로 문이 열린 채 출발하는 일이 있었다며 죄송하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운행을 재개한 열차에서 통화 중이던 한 시민은 "열차가 고장 나서 문을 연 채 (빨리) 달릴까봐 식겁했다"고 황당해했습니다.
이 사고에 대해 한국철도공사(코레일) 관계자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의 경우 서울교통공사와 코레일이 교차 운행하는 곳인데 전해 들은 바가 없는 것으로 봤을 때 코레일 열차가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철도 안전사고는 지난해 37% 급증해 10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습니다.
불과 2개월여 전인 지난해 11월 6일에는 서울 영등포역 인근에서 무궁화호가 탈선했고, 지난달에는 수도권 1호선 전철이 한강철교 위에서 멈췄습니다.
이에 국토교통부가 지난 17일 '철도안전 강화대책'을 발표하며 안전사고의 핵심 원인으로 코레일의 4조2교대 근무체계 전환을 꼽은 바 있습니다.
[임다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jfkdnj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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