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4명이 창문 깨부수고 뒷좌석 문 젖혀서…"
어제(9일) 밤 세종시 국도를 달리던 테슬라 승용차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마주오던 차와 충돌하면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차량 안에 있던 운전자는 다행히 구조됐지만 중상을 입고 병원에 옮겨졌는데, 온라인 커뮤니티에 극적인 구조 경험담이 올라오면서 누리꾼들의 칭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날 오후 10시 30분쯤 세종시 소정면 1번 국도를 달리던 테슬라 승용차는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전기차가 마주 오던 SUV와 부딪혔습니다.
이 사고로 운전자 A(36) 씨가 다리 등에 화상을 입고 인근 충남 천안의 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이후 10일 오전 0시 24분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사고 난 차량 불나서 수습 도와주고 왔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쓴이는 도로 한복판에서 화재가 난 상황이 담긴 사진과 함께 사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그는 "퇴근길에 차 사고 나서 서행해서 지나치는데 불이 조금 붙었기에 112, 119신고하고 차에 소화기가 있어서 불 꺼주러 갔는데 안에 사람이 있었다"면서 "안에 사람은 '살려 달라'고 소리를 지르고 있고, 에어백은 다 터진 상태에서 불은 점점 커지고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아저씨 4명이 창문 깨부수고 뒷좌석 문 젖혀서 뒤로 나오라고 하는데, 당황했는지 (운전자) 안전벨트가 안 풀렸다"며 "겨우겨우 끄집어내고 동승자 없는 거 확인하니까 드라마처럼 (차가) 폭발했다"고 전했습니다.
글쓴이는 "불난 테슬라 차주 분은 다리 쪽이 다 탔더라. 그래도 목숨은 건졌으니 다행이라는 생각만 든다"면서 "운전 조심하시고 전기차는 더 조심하시라. 무섭더라"고 했습니다.
끝으로 "불난 차에 사람 살리겠다는 마음으로 창문 까고, 문짝 젖힌 용감한 분들이 계시기에 대한민국은 아직 살만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글을 본 누리꾼들은 "선생님은 꼭 용감한 시민상 받으셨으면 좋겠다", "저 같으면 무서워서 엄두도 안 날 것 같은데 존경한다"는 등의 댓글을 남겼습니다.
소방당국은 장비 17대, 인원 50명을 투입해 1시간 18분 만에 진화 작업을 완료했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배터리에서 발화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