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당일 음주 시인…추궁당하자 불쾌감 드러내
"관외 출타, 시스템에 입력 안해도 됐던 상황"
"관외 출타, 시스템에 입력 안해도 됐던 상황"
윤희근 경찰청장이 이태원 참사 당일 술을 마셨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명확하게 인정했습니다. 이를 두고 당시 예고돼 있었던 각종 집회와 핼러윈 축제 등으로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무책임했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윤 청장은 "주말 저녁이면 저도 음주를 할 수 있다"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이종철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가 정회한 뒤 청문회장을 나서는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윤희근 경찰청장은 오늘(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참사 당일 음주를 했느냐'는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을 받고 "음주했다고 (이미) 말씀을 드렸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윤 청장은 "주말 저녁이면 저도 음주를 할 수 있다. 그런 것까지 밝혀드려야 하나"라고 당시 음주 여부를 추궁하는 질문에 불편한 기색을 보였습니다.
이어 참사 당일 충북 제천 캠핑장에서 휴가를 보냈지만 일정을 근무내역 시스템에 입력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입력하지 않은 것이 맞다"면서도 "10월 29일은 휴가를 간 것이 아니라 '주말'이라서 쉬러 내려간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서울을 떠나 관외로 출타한 사실을 근무내역 시스템에 별도로 입력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었다고 강조한 겁니다.
윤희근 경찰청장(왼쪽)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아랫줄 오른쪽부터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 사진 = 연합뉴스
조 의원이 "청장이 지방에 내려가면 비서실이나 상황 계통이 알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묻자 윤 청장은 "사생활의 영역이라고 생각을 한다"며 "이번 참사를 계기로 주말을 포함해 사생활에 대해 재정립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답했습니다.
앞서 윤 청장은 참사 당일 충북 제천 캠핑장을 방문해 등산한 뒤 술을 마셨으며 이후 잠에 들면서 오후 11시 32분과 52분 경찰청 상황담당관의 참사 발생 사실 보고를 놓친 바 있습니다.
윤 청장이 참사 발생을 처음으로 인지한 건 참사 발생 다음 날인 10월 30일 0시 14분입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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