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영업시간 조정, 노사 협의에 달려
'주 4.5일 근무' 요구하는 노조, 협상 난항 예상
'주 4.5일 근무' 요구하는 노조, 협상 난항 예상
최근 정부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검토에 착수하자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단축된 은행 영업시간도 정상화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존 금융 노사 합의에 의거해 내년 초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져도 은행 영업시간이 원래대로 늘어나지 않습니다.
영업시간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노사 간 협의가 필요한데, 노조의 근로 시간 단축 요구(4.5일제 요구) 등과 맞물려 '오전 9시 반 개점·오후 3시 반 폐점'이 아예 굳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앞서 정부가 '코로나19 대유행 차단'을 명목으로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강화하면서, 금융 노사는 지난해 7월 12일부터 은행 영업시간을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에서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로 1시간 단축하기로 한시적으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23일 이후에도 단축 조치는 유지됐고, 오히려 같은 해 10월 금융 노사(금융노조-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가 참여한 중앙노사위원회가 '정부의 코로나19 관련 방역지침상 사적 모임, 다중이용시설 제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기 전까지 영업시간 1시간 단축을 유지하기로 한다'고 의결하면서 영업시간 단축이 전국 단위로 확대됐습니다.
당시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 조건이 ‘실내 마스크 전면 해제’였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중앙노사위원회의 회의록 기재 사항에는 ‘노사는 정부의 코로나19 관련 방역지침상 사적 모임 및 다중 이용시설 제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이후 영업시간 단축 여부에 대해서는 2022년 단체교섭에서 논의하기로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이미 사적 모임·다중이용시설 제한은 거의 다 풀렸고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도 내년 초 해제 가능성이 크지만, 코로나19 관련 방역 완화와 관계없이 이제 영업시간 원상 복구가 전적으로 금융 노사의 결정에 좌우된다는 뜻입니다.
금융 노사는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에 앞서 별도의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영업시간 문제를 논의할 방침이지만, 아직 TF조차 구성하지 못했습니다.
은행권 관계자는 "근로 시간을 주 4.5일로 더 줄이자고 주장하는 노조 입장에서는 영업시간을 원래대로 1시간 다시 늘리는데 합의한 뒤 별개로 근로 시간 단축을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오서연 디지털뉴스부 인턴 기자 syyoo98@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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