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실로 재학생 불러 강제 추행한 60대 교장…법원은 집행유예

재판부 "추행의 정도가 중하다고 보기 어렵고 초범인 점을 참작"

교장실로 학생을 불러 강제 추행한 인천 모 고교 전 교장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오늘(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임은하)는 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전 교장 60대 A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아울러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과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기관에 대한 5년간 취업제한도 명령했습니다.

재판부는 "재직 중인 학교 학생인 피해자를 교장실 안에서 신뢰관계를 이용해 추행한 것으로 그 죄질이 불량하다"면서 "학생들의 본보기가 되며, 보호, 감독할 지위에 있는 자의 범죄라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고 교내에서 사제간의 불신을 초래하는 악영향을 끼칠 우려도 상당히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사춘기 청소년인 피해자와 그 부모는 이 사건으로 상당한 정신적 충격과 실망감을 느낀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거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범행 추행의 정도가 중하다고 보기 어렵고 초범인 점을 참작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A 씨는 지난해 11월과 12월 인천시 모 고교 교장실에서 재학생 B 양에게 2차례에 걸쳐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A 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습니다.

A 씨는 재판 과정에서 일부 신체 접촉은 인정하면서도 성적 의도는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또 최후 진술을 통해 "잘못된 판단과 행동으로 학생과 부모님의 마음에 상처 드려 죄송하다"면서 " 선처해준다면 여생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성실히 살아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A씨의 2차례 추행 범행 중 지난해 12월 범행에 대해서는 성적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